지배구조 황태자株, 현대글로비스 쇼크에 동반 급락

  • 등록 2015-01-13 오후 3:14:10

    수정 2015-01-13 오후 7:02:42



[이데일리 박수익 정병묵 기자]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무산 쇼크에 기업 지배구조 관련 ‘황태자주’들이 덩달아 급락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지분 정리 과정에서 물량 부담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SDS(018260)제일모직(028260)은 전날 대비 각각 8.65%, 6.44%내린 26만4000원, 13만8000원에 마감했다.

SK C&C(034730)는 7.04% 내린 21만8000원에, 한진칼(180640)은 2.12% 약세를 보이며 2만99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들 종목은 장 초반 약보합세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하락폭을 키웠다.

전날 현대차(005380)그룹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주식 매각을 시도한 것이 이들 종목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날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 그룹이 블록딜 결정을 철회하자 하한가로 마감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오너 일가가 지분을 대량 보유한 회사로 각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23.24%를 보유한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회사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자사주를 활용해 인적분할한 뒤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식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오너 3세가 소유한 비상장 기업 상장을 통해 사업적으로 연관성 있는 기업끼리 통합, 순환출자 구조 해소하려 하고 있다”며 “이 중 제일모직과 삼성SDS를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키우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 SK(003600) 지분을 31.8%를 보유한 SK C&C는 최태원 SK 회장의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를 위해 SK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진칼은 지난달 24일 한진(002320)이 지분 전량(5.28%)를 매각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한 바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황태자주로 인식됐던 현대글로비스 지분 일부를 오너 일가가 매각키로 방향을 정하면서, 이들 종목도 언젠가는 물량 부담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겠느냐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SK C&C는 최태원 SK 회장과 지주회사 SK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고, 제일모직도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지배력 확보차원에서 지분을 소유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현대글로비스와는 다른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간 그룹 내 핵심 회사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고 오너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곳은 주가가 뛰었는데 그 간극이 과도하게 벌어질 때마다 조정이 있었다”며 “이번 현대차 발 쇼크에 따라 다른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들의 주가 회복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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