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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업계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지난 24일 0시를 기해 파업을 시작한 뒤 국내 주요 제철소의 육로 배송은 여전히 막혀 있다. 철도와 해상 운송을 통해 평시 대비 10% 미만의 물량만 출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과 인천에서는 일부 비조합 차량이 드나들고 있지만 전남 광양항과 포스코 광양제철소,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물류 차질은 극심한 상태다.
파업 이후 철강 3사(포스코(005490)·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001230))가 내보내지 못한 물량은 주말을 제외해도 약 29만1000톤(t)에 달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1만t, 광양제철소에서 1만7000t의 물량을 육로를 통해 운송하고 현대제철은 당진·인천·포항·순천·울산공장 등 전국 5개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5만t의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하루 평균 2만t의 물량을 출하한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 9월 태풍 피해로 본 침수 피해 복구에 필요한 자재와 부자재라도 나를 수 있도록 화물연대에 호소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포항제철소 수해복구를 위한 설비 자재 입출고 운송이 가능토록 협조를 지속 요청 중”이라며 “현재 복구용 자재는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주유 대란’의 불안도 엄습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010950)),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어서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일부 주유소에서는 공급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이용자가 많아 회전이 빠른 주유소는 이번 주부터 재고가 여의찮은 곳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레미콘사까지 생산중단…하루 수백억 피해
레미콘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하루 피해액이 전국적으로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레미콘과 불가분의 관계인 시멘트 업계 역시 파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성수기 하루 물량을 20만t으로 잡았을 때 평일 기준 하루 18만~19만t 가량 출하 차질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만t당 1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정하면 하루에 180억~190억원 피해가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국시멘트협회는 파업을 시작한 지난 24부터 26일까지 사흘 동안 약 46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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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는 당장 공장 가동에 지장은 없으나 파업 장기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지난 24일부터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던 ‘로드 탁송’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앞서 지난 6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탓으로 현대차 울산 공장은 부품 납품 차량 진입이 봉쇄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울산공장은 생산라인이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생산 차질을 빚었고, 하루 500여억원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납기 지연에 중기 ‘곡소리’…김기문 “업무개시명령 필요”
수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재생타이어 등을 수출하는 업체 A사는 수출 납기 지연으로 추가 주문 딜레이와 취소가 발생하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파업 수입과 검역이 지연되면서 회사 신뢰감이 크게 하락하며 피해를 입었다.
피해 규모가 커지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대해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물류경색으로 인해 어려움에 닥친 만큼 업무개시명령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했다. 그는 “수출 중소기업들은 하루에 3~5개씩 컨테이너가 나가야 하는 데, 밀리고 있다고 한다”며 “업무개시명령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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