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질주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삼성그룹주펀드 투자자들의 속은 쓰리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대부분 계열사 주가가 부진한 탓에 좀처럼 펀드 성과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한 달 새 14% 가까이 뛰었다. 하루가 멀다고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연초 110만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180만원대로 레벨업했고 시가총액은 255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10월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사고 여파로 잠시 주춤했던 것을 빼면 상승세를 막을 이렇다 할 장애물도 없었다.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금융투자는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외 증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250만원의 목표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브레이크 없는 랠리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삼성그룹주펀드가 이처럼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는 것은 다른 그룹 계열사 주가가 통 힘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펀드가 한 종목에 최대 10% 넘게 투자할 수 없게 하는 ‘10% 룰’이 완화됐지만 아직 대다수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을 10%대로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 주가가 아무리 오르더라도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 개선은 제한적이다. 올들어 그룹 내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삼성물산(028260)은 5%, 삼성화재(000810)는 10% 넘게 하락했고 삼성에스디에스(018260)의 경우 45%나 떨어지면서 주가가 거의 반 토막 났다. 또 다른 대형 계열사인 삼성생명(032830)은 고작 1% 남짓 상승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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