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최태원 SK회장은 29일 “진실을 더 빨리 밝혔다면 좋았을 텐데 왜 그러지 못했는지 자책과 회한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한뒤 최후 변론에서 “지난 1심 법원 판결 이후 법원 구치소에 수감돼 스스로 자책도 하고 원망도 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 최태원 SK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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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1심에서 계열사 펀드 자금 모금과 관련해 아무 것도 모른다고 증언했다가 항소심에서 이를 번복했다. 펀드 자금 조성에는 관여했다면서도 자금인출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말로, 횡령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그동안 김원홍 씨와 관계를 숨기고 싶었지만, 항소심 재판을 하면서 이 생각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점을 깨달았다”면서 “일어났던 일을 숨기면서 자꾸 진실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계열사에 돈을 투자하라고 잘못 지시한 책임은 제가 져야 한다”면서, “펀드가 잘 되길 바랬지만 (절차를 갖추지 못하는 등) 이렇게 해서는 안 되는데 제 욕심에 눈이 어두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제 결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지 가슴 깊이 느꼈다”면서 “SK임직원들의 명예에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임직원들에게도 사과의 뜻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제 신앙과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다시한번 하나님께 기도 드린다”며 최후 변론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