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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40여 년간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등 전국의 1만 여개의 금속 조형물을 제작해오며 해외로 수출까지 하고 있는 박상규(52·사진) 공간미술 대표를 6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대표는 1984년 순천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촌형이 운영하는 주물 작업장에서 기술과 경험을 쌓은 후 지난 2000년 금속조형물 제조업체인 공간미술을 창업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설계와 제도, 판금, 선반, 용접 등 기계 분야의 기본과정을 배운 그는 2학년 2학기 때 주물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고교 졸업 후 알루미늄을 녹여 창틀 새시를 만드는 회사에 취업해 경력을 쌓았다. 이후 사촌형의 제안으로 조형물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는 “작더라도 직접 작업장을 만들어보라”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2000년 수중에 있던 300만원으로 창업했다. 경기도 김포의 496㎡(150평)짜리 돼지 막사를 월세로 빌려 직원도 없이 아내와 단둘이 밤낮없이 일했다.
그는 2009년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것 외에도 이듬해 같은 광장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보수하고 2015년 국회의사당 내 무궁화 모양 ‘국회 상징표지’도 제작했다. 또 전남 완도에 있는 국내 최대 입상 동상인 ‘장보고 동상’ 등을 제작한 조형물 제작 분야를 대표하는 숙련기술인이다.
박 대표는 해외에도 조형물을 수출해왔다. 영국 벨파스트 항구에 설치된 12m 높이의 해마상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각지에 말 동상 50여개를 만들어 수출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청년들이 대기업 취업에만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택한 분야에서 재미를 느끼며 매진했으면 한다. 그러다 보면 오직 실력으로 인정받는 전문가가 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의 이달의 기능한국인 시상식은 이날(20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부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기권 고용부 장관이 참석해 박 대표를 축하하고, 공간미술 근로자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2006년 8월부터 시작한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제도는 10년 이상 산업체 현장실무 경력이 있는 사람 중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한명씩 선정·포상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