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 기자 안톤 숄츠가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 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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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전략포럼의 마지막을 장식한 세션 ‘비정상회담 ‘지금 우리나라는’’에서는 브라질 출신 방송인으로, 주한브라질대사관 교육 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카를로스 고리토와 독일 출신 기자이자 한국이민정책위원회 자문위원인 안톤 숄츠, 아빌란 마리벨 알코노퀴 화순군청 가정활력과 다문화팀 주무관이 패널로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안톤 숄츠는 “1994년 한국에 처음 와 다음주면 24년을 맞는다”며 “1990년대에 처음 한국을 가기로 결정했을 때 1년 정도만 머물다 독일에 돌아가려 했다. 그런데 살면 살수록 괜찮은 나라라 배우고 싶은 게 많았다”고 한국에 정착하게 된 계기를 털어놨다.
그는 또 20여년 간 한국에 머물며 한국의 인구 절벽을 가장 많이 실감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숄츠는 “사람들이 고령화를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TV에 고령화 문제가 자주 나오지만, 실제 사람들의 인식은 심각하지 않다. 아직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저는 사실 이 테마에 대해 몇 년 전부터 관심이 많았다. 5년 전에 고령화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고령화는 향후 한국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예측했다. “아직 고령화 문제는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 2030년, 40년부터 사람들이 정말 고령화를 느끼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아이 보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다.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라 생각한다. 북한이나 범죄 관련 문제보다도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고령화를 풀 수 있는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고 걱정했다. 그는 “북한 문제는 정치적 방법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독일도 통일을 했기에 한국도 평화통일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하지만 고령화를 풀 가능성은 잘 모르겠다. 왜냐면 젊은 여자들, 지금의 20대와 30대 초반 인구가 아이 여섯 명 일곱 명 정도는 낳아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빌란 마리벨 알코노퀴 주무관 역시 이민자들을 향한 한국의 심리적 장벽을 실감한 적이 있다고 공감했다. 마리벨 주무관은 “제 자녀가 실제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정말 제가 절망적이었다”며 “병원에 등록하고 아이를 치료하는 모든 과정에 너무나 많은 언어 장벽이 있었다”고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또 “주무관으로 일하며 저희가 결혼이민자 대상 설문조사를 해보니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학교에서 왕따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안숄츠 역시 “외국인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게 너무 복잡하다. 외국인 학생이 한국에 오면 교육부, 그다음엔 결혼은 가족부, 일하려면 노동부를 가야 한다. 외국인들을 관리할 통일된 부처가 따로 없다”며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편하게 살기 위해선 이런 언어적, 행정적 장벽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