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시장 지각 변동..씨앤앰 매각 이슈 수면화

케이블방송사 외 IPTV, 지상파도 눈독
3조원 매각 대금이 부담..분할 매각도 가능
OTT서비스로 재편되는 상황도 변수
  • 등록 2013-12-23 오후 5:12:22

    수정 2013-12-23 오후 5:21:28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시장점유율 규제가 완화되면서 유료방송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SO의 가입자 제한 상한선이 올라가고, 권역별 제한이 풀리는 만큼 SO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수도권 최대 케이블방송사인 씨앤앰이 어디로 매각될지 여부다.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가 씨앤앰을 매물로 내놓은 상황에서 이 회사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유료방송 최대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어서다.

1, 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037560)과 티브로드의 행보가 단연 관심이다. CJ헬로비전은 지난 16일 강원방송을 인수, 올 들어 총 4개의 SO를 인수했다. 이로써 419만명의 가입자와 23개 SO를 확보하면서 케이블업계 1위 사업자로 떠올랐다. 이 상황에서 씨앤앰을 인수하게 되면 총 가입자 수가 667만명으로 늘어나 유료방송업계 1위 사업자인 KT그룹(IPTV+스카이라이프, 670만명)과 비슷한 규모로 확대된다. 티브로드 역시 씨앤앰을 인수하면 SO업계 1위를 되찾고, KT그룹에 대항할 힘을 키울 수 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씨앤앰을 인수하면 서울 최대 유료방송사업자로 떠오른다는 상징성이 있다”면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다양한 마케팅을 선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커 서울지역에 가입자가 적은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입장에서는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현대HCN(126560)도 잠재적인 인수자로 거론된다. 모기업인 현대백화점 입장에선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홈쇼핑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SO 확대는 검토해 볼만하다. 수도권 최대 가입자를 확보한 씨앤앰을 인수하면서 현대홈쇼핑(057050) 채널을 통한 유통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017670)도 인수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간 공격적인 M&A 행보를 이어온 데다 최근 유료방송 쪽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033630)가 케이블방송사의 광동축혼합망(HFC)을 빌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한 경험이 있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무선통신에서는 굳건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료방송에서는 KT그룹에 밀리고 있다는 점도 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이밖에 지상파 방송사인 SBS(034120)도 씨앤앰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 지상파 플랫폼의 지위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도권 지역 방송사업자로서 같은 구역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씨앤앰을 인수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매각 대금이다. 씨앤앰의 최대 주주는 약 3조 원 수준에서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는 M&A시장에서 상당히 큰 액수라 분할 매각하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방송업계 고위 관계자는 “씨앤앰 인수로 유료방송 최대 사업자로 떠오를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매각대금 3조 원은 기업입장에서 만만치 않은 큰 금액”이라면서 “유료방송시장이 인터넷방송(OTT)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SO를 인수하는 게 얼마나 효용이 있을지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현재 기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별 권역 수 및 가입자수. 업계 합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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