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U+ 다단계, 2년 내 ‘페이드 아웃’ …소송전은 변수

  • 등록 2017-01-19 오전 11:53:12

    수정 2017-01-19 오전 11:54:5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이동통신 다단계 영업을 앞으로 2년 내에 사실상 중단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통신 다단계 대리점으로 활동했던 회사들은 화장품이나 정수기 렌트 등 물류 사업을 하면서 통신은 곁다리로 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

1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LG유플러스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1월 초 내년까지 통신 다단계를 점차 줄여 중단하는 내용으로 국회와 정부에 알렸다.

SK텔레콤과 KT는 통신 다단계 과정에서 노약자와 청년층의 과도한 위약금 부담, 고가 요금제 유도 등의 행위가 사회 문제화 되자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10개가 넘는 다단계 대리점을 논란이 일자 4, 5개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경쟁사보다 주력했던 통신 다단계를 올해나 내년까지 점차 중단하는 걸로 이야기했다”며 “열 몇 개에 달했던 다단계 대리점들이 지금은 4, 5개 정도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방통위는 지난해 국감 전후로 이통3사를 상대로 진행했던 ‘통신 다단계 실태점검’을 중단한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런 부분을 인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ACN코리아의 경우 우리와 KT 것을 파는데 KT는 다단계가 아닌 별정으로 분류해 팔고 있다”며 “다단계 대리점들이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정수기 렌트 등 물류사업을 하는 것으로 업태를 바꾸는데 시간이 걸린다. 물류까지 하게 되면 통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IFCI 통신다단계 피해자모임’(회장 김한성) 회원들은 지난해 7월 16일 통신 다단계 기업 ‘IFCI’의 창립 5주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린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 근처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LG유플러스가 통신다단계를 ‘페이드 아웃’하기로 했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등법원이 최근 ‘이동통신 다단계 판매시 휴대전화 단말기와 통신서비스 약정 요금을 더한 금액이 160만 원을 초과하면 위법’이라는 공정위 판결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는 지난 12일 다단계 업체 아이원, 넥스트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다단계 업체 손을 들어주며 공정위 시정명령 취소 판결을 내렸다.

공정위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160만 원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방문판매법상 통신 다단계의 위법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상고할 뜻을 밝히고 있다.

방통위는 ‘승소’…IFCI는 2월 중 판결

그러나 비슷한 소송에서 방통위는 승소했고, 다단계 회사 중 하나인 IFCI와 다단계 종사자들간 소송도 진행 중이어서 법적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단계 회사들은 방통위가 통신 다단계 이용자 차별 및 단말기 지원금 규제 위반 등을 이유로 처벌하자 2015년 12월 시정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작년 11월에 각하 판결이 났다.

당시 방통위는 LG유플러스가 수수료 부당산정, 지원금 과다지급, 사전승낙 미게시, 차별적 지원금 지급 유도 등의 행위로 단통법과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고, LG 역시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통신 다단계 전문업체인 IFCI와 종사자간 소송도 2월 중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공정위에 대한 고등법원 판결이 LG유플러스의 다단계 정책에 변화를 주진 못할 것 같다”면서도 “고등법원 승소로 방통위를 상대로 한 추가 소송이 있을 순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다단계 ‘페이드 아웃’ 정책과 함께 최근들어 소매 대리점 창업 경진대회를 여는 등 골목상권 밀착 유통을 강화하고 있다.

다단계 축소로 빠지는 영업망 확충 필요성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런 측면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단통법 이후 지원금 차별이 어려운 판매점의 몰락 속에서 소매 대리점을 키워야 하는 큰 방향의 유통시장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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