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증시폭락에 글로벌 슈퍼리치, 7년만에 첫 감소(종합)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글로벌 슈퍼리치가 지난 2008년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국제 유가 하락, 글로벌 증시 불안 등의 탓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 중개업체 나이트 프랭크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자산이 3000만달러(약 368억4000만원, 살고있는 집은 제외) 이상의 갑부 수가 지난 2014년보다 3% 가량인 6000명 정도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매년 성장하던 수퍼리치 수가 감소한 것은 7년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작년 전세계 자산 3000만달러 이상 갑부 수는 18만7000명이다. 보고서는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 그에 따른 증시 폭락, 증시 변동성 확대 등이 부를 끌어내린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갑부의 부가 많이 줄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앤드류 아몰리스 뉴월드웰스 리서치 부문 대표는 “유가 급락이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슈퍼리치들의 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원자재 국가인 브라질의 슈퍼리치 수는 12% 하락했다.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3000만달러 이상 자산을 가진 부자 수가 8% 줄었고 러시아는 5%, 미국 2%, 중국은 1% 줄었다. 보고서는 “유가와 원자재 하락, 증시 폭락 등으로 뉴욕, 시드니, 러시아, 브라질 세계 전역에서 슈퍼리치들이 사라져 갔다”고 말했다.

여전히 북미 지역에 가장 많은 슈퍼리치들이 살았다. 6만9300명이 미국 출신, 4만6200명이 유럽, 4만1100명이 아시아에서 나왔다.

유가하락과 증시 폭락 등은 슈퍼리치들의 자산규모를 쪼그라들게 만들었지만 부동산은 여전히 부자들의 좋은 투자처였다. 최근 몇년 간 갑부들은 특히 부동산 등에 투자해 돈을 쓸어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9년부터 글로벌 상업부동산 투자금의 4분의1 가량이 슈퍼리치들로부터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부자 투자자들은 상업용 부동산이 실체가 있고 다른 자산들에 비해 하루하루의 변동성이 크지 않아 선호한다”고 말했다. 작년 슈퍼리치들은 1780억달러를 부동산에 투자했다. 특히 고급 호텔을 가장 선호했다. 또한 지역별로보면 슈퍼리치들은 북미 지역에 가장 많이 투자했다.

보고서는 최근의 슈퍼리치 수의 감소가 일시적인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과 비교해 속도는 줄어들더라도, 점진적으로 슈퍼리치가 증가해 2025년에는 지금의 41% 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향후 10년간 아시아의 슈퍼리치 수가 6만 7999명까지 늘어 유럽의 갑부 수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아프리카 역시 향후 갑부들의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곳이다.

한편 갑부들은 상속세 등 상속에 따른 리스크가 향후 10년간 부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이밖에 글로벌 경제 둔화 등을 부의 증식에 방해가 되는 요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