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韓기업 수익성, 中·日에 뒤져…심각한 위기상황"

"기업 수익성 나빠지는 것은 국민 가처분소득 성장 정체·가계부채 탓"
"삼성·현대차, 글로벌 경쟁에 제품매력도 저하"
  • 등록 2015-09-10 오후 2:30:21

    수정 2015-09-10 오후 2:30:21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 기업의 수익성이 중국과 일본에도 뒤지는 등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권재민 S&P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업 신용평가 총괄 전무는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제금융센터 주최 세미나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수익성 역전 현상이 이미 3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의 수익성도 하락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5년 이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은 국민의 호주머니가 가벼워진 탓으로 진단했다. 가처분소득 성장이 정체되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면서 내수시장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경쟁심화와 원화 강세로 수익성 하방 압력도 커졌다는 것이다. 수익성 뿐만 아니라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005930)현대자동차(005380)를 뺀 150대 기업은 최근 5년간 순차입금이 40% 늘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오히려 순현금 보유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양극화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뺀 150대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유동성도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동성이 부족한 부분은 새로운 차입금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건전성 지표면에선 월등히 앞선 모습이지만 제품 매력도는 하락하고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는 중국 화웨이 `P8`보다 가격경쟁력은 떨어지고 애플 `아이폰6`보다 소프트웨어가 떨어지면서 두 회사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에 직면했다는 것.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이후 급격히 나빠졌고 화웨이와 샤오미 등의 가격경쟁력을 고려하면 점유율 회복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또 아이폰6의 호조로 삼성전자와의 이익 격차를 벌리는 추세다.

현대차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최근 하락세다. 과거에는 폭스바겐, GM과 함께 중국 시장 점유율 3위 안에 들었지만 최근 중국 지역업체와 일본 자동차업체의 협공으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시장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최근 2개 공장을 동시에 증설한 전략은 위험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권 전무는 “국내 기업들은 내수침체와 대외환경 악화에 따른 저성장,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한 제품매력도 저하, 운영 효율 개선 정체와 환율 변동성 심화에 따른 저수익성, 지배구조의 낮은 투명성 등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며 “이는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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