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제주의 한 마트 계산대 CCTV에 찍힌 고유정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고유정이 계산대에 표백제와 고무장갑, 부탄가스 등을 올려놓고 다시 카트에 옮겨 담은 후 스마트폰으로 포인트 적립을 준비하는 모습까지 담겼다.
당시 고유정이 산 물건을 보면 범행을 실행하고 시신을 훼손하겠다는 계획을 미리 세웠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6일 뒤인 지난달 28일, 고유정은 마트에 다시 들러 범행 과정에서 쓰고 남은 듯한 물품을 환불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경찰 조사에서 고유정은 환불 이유에 대해 “주거지인 충북 청주 자택에서 쓰려고 샀다”며 “하지만 시신 옆에 둔 물품이라 찝찝해 환불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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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고 완전 범죄를 꿈꾼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고유정은 여전히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유정은 전 남편 강모 씨를 살해한 뒤 강 씨의 휴대전화로 자기 자신에게 ‘내가 그런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기도 김포의 고유정 아버지 명의 아파트에서 버린 쓰레기 봉투에서도 시신 일부로 추정되는 뼛조각이 발견되는 등 증거는 계속 드러나고 있다.
한편, 고유정은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얼굴이 언론에 공개된 이후에도 수사에 더욱 비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5명의 프로파일러를 투입했다. 결혼과 이혼, 재혼 과정에서 갈등과 원한이 커지는 등 복잡한 가정사가 이번 잔혹한 범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증거를 앞세워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