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분식회계로 13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조석래(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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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004800)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법정 구속을 면한 덕에 불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최창영)는 15일 부실자산을 숨겨 분식회계로 법인세 1200여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배임·횡령 등)로 불구속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365억원을 선고했다. 조 회장은 2003년부터 약 10여년간 1200억여원이 넘는 세금을 빼돌린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 회장의 건강을 이유로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법정구속을 피한 만큼 불구속상태에서 미결수로 항소심에서 유무죄를 다투게 된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된 경우에는 미결수인 만큼 교도소가 아닌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조 회장은 재판에 넘겨진 2014년 전립선암을 선고받은 뒤 투병 생활을 했다.부정맥의 일종인 발작성 심방세동도 앓고 있다. 재판부가 여든이 넘은 고령의 나이에 구속 수감될 경우 건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조 회장을 법정 구속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구속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서울종합실용예술학교(서종예)에 유리한 입법(立法)을 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신계륜(62)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학용(64) 의원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두 의원의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혐의를 강하게 다투고 있어 방어권 보장을 위해 법정 구속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항소심까지를 사실심(재판 절차를 통해 유무죄를 가리는 소송 절차)으로 본다. 조 회장이나 신계륜·신학용 의원은 항소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는다면 구치소에 수감된다. 다만 이때도 항소심 재판부가 법정 구속하지 않으면 불구속 상태에서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