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무원연금개혁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은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 공적연금 전반을 논의하자는 노조의 요구는 연금법안 처리를 지연하기 위한 작전일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원안 그대로 갈 것이다. 노조가 대안이 있으면 내놓으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50여개 공무원단체 소속 12만여명(주최측 추산, 경찰추산 10만명)은 여의도문화마당에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노조 3대 요구에 여당은 “대안부터 내놓으라”
이들이 제기한 요구사항은 크게 3가지다. 연금협상 테이블에 공무원 당사자를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정부와 여당은 이해관계 당사자 100만 교원과 공무원을 배제한 채 공무원연금 개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당사자를 제외한 채 진행되는 국회 논의에 반대”고 말했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와 공무원노조, 시민사회, 학회 등이 참여하는 사회대타협위원회부터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거들었다.
김명환 한국노총 연금공대위 위원장은 “이번 기회에 국민연금도 노후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공무원연금제도를 폐지하고 국민연금과 통합한 뒤, 국민연금 지급구조를 개선해 공적연금 전반을 상향 평준화하자”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말까진 공무원 연금 개혁을 마무리짓겠다며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반면 노조는 협상 시한 제한없는 논의가 우선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과 공무원노조측은 협상 방식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이 추진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 “중향평준화 도입해야”, 하후상박 보강 촉구
새정치연합 공적연금발전 TF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기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쓰는 재정추계와 정부의 재정추계가 다르고 2080년까지 442조원을 절감한다는 근거를 모르겠다”며 개정안 논의에 앞서 재정추계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한구 의원은 “얼마든지 공개할 수 있다. 자료는 행정부가 갖고 있다”며 “여당은 정부 근거에 따라 맞게 계산했다”고 말했다.
연금수급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해 고액연금을 대폭 깎는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은 “군인연금을 비롯해 고액연금 실태조사를 해 공개해야 한다”며 “재취업 한 관피아들의 연금을 적절한 수준에서 회수하고 국민연금 수급자보다 불리한 저소득 공무원들을 배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충재 전공노 위원장도 “여당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는 이대로 처리되면 (하위직들에게) 공적연금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고, 신규자는 연금으로 노후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여당이 (하위직 연금을 올리는) 중향평준화 방안을 제시하고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