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근(사진) 중국 칭화대 마이크로ㆍ나노전자학과 교수는 21일 베이징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 68회 한국상회 모닝포럼에서 ‘한중 5G 통신 산업의 발전 배경과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선포했지만 주파수가 높은 28GHz대에 집중하면서 기지국 설치에 생각보다 막대한 비용이 들었다”며 “완벽한 5G 망 구축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28GHz는 속도가 빠른 대신 전파 도달 범위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히 건설해야 한다.
반면 중국은 속도가 느린 대신 전파 도달 범위가 넓은 3.5GHz 대역에 집중해 5G를 개발해, 4G 기지국을 최소 수준에서 업그레이드한 것만으로도 5G 구축이 가능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중국의 거대한 4G 인프라가 5G 구축 근간이 됐다”며 “중국의 4G 기지국(370여만개)는 세계의 60% 수준으로 미국(20여만개)를 훌쩍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도 비용 문제에서 5G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교수는 “5G 기지국은 설치 비용도 많이 들지만 유지하려면 전력 문제가 있다”며 “중국에서 밤에는 5G 기지국을 꺼버리고 LTE로만 운영한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이동통신은 미·중 기술 패권 전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미국은 5G에서 중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곧바로 6G 넘어가길 유도할 것”이라며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하면 미국은 단숨에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위성 통신을 기반으로 하면 촘촘한 셀(CELL)이 필요없어 기지국 감소 효과가 있다. 위성 통신 기술이 발전된 미국에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이 교수는 “스페이스X가 소형 위성 발사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kg당 5000달러(약 567만원)면 위성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며 “버진 오빗이 비행기에서 소형 위성을 탑재해 로켓을 발사하는 것도 1회 비용이 2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도 비행기에서 위성을 발사하는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위성통신은 빅데이터 등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고, 민간기업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사업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 되는 것”이라며 “너무 두려워하지 않고 좀 더 과감해져야한다”고 했다.
△이우근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석사, 미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IBM 왓슨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2006년 중국 칭화대 마이크로·나노전자학과에 부교수로 부임한 후 2016년부터 종신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