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스크린도어 희생자 모친 오열...“집 도우려 밥 굶으며 일했는데”

  • 등록 2016-05-31 오후 3:05:34

    수정 2016-05-31 오후 3:05:34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시키는 대로 일하다 이렇게 죽었다”

지하철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정비용역업체 정비사 김 모(19)씨의 어머니가 눈물을 터뜨렸다.

모친은 31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대기실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 주관 기자회견에 참석해 “차라리 우리 애가 게임이나 하고 술이나 마시는 아이였으면 지금 살아 있을 것”이라며 “집에 보탬이 되려고 끼니를 거르며 시키는 대로 일하다가 이렇게 죽임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회사 가면 상사가 지시하는 대로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며 “우리 사회는 책임감 강하고 지시 잘 따르는 사람에게 남는 것은 죽음뿐인데 애를 그렇게 키운 게 미칠 듯이 후회된다”고 오열했다.

모친은 “서울메트로 설비처장이 찾아와서는 ‘전자운영실에 보고 안 하고 작업한 아이 잘못’이라고 했는데, 시킨 대로 했을 우리 아이가 규정을 어겨서 죽임을 당한 것이냐”며 “언론이 내 원통함을 풀어달라”고 통곡했다.

시민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이윤을 위한 안전업무 외주화는 대형사고로 이어진다”며 “열차 운행 시간에는 선로작업을 금지해 노동자의 생존을 보장하고, 외주화된 안전업무를 모두 중단시킨 다음 즉각 직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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