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경기 포천 소흘읍 송우리에서 만난 50대 과일가게 김 모 사장은 4·10 총선의 포천·가평의 민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역대 선거 때마다 탄탄한 보수 지지층에 힘입어 보수 정당에 승리를 안겨줬던 지역이지만 최근 단단한 성벽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 분위기였다. 경기에서 몇 안 되는 여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곳에 출마한 청년 정치인 김용태 국민의힘 후보와 포천시장을 3번 연임했던 지역 정치인 박윤국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치열한 대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평은 與 우위·포천은 박빙…소흘읍 송우리 ‘승부처’
포천·가평 지역구는 22대 총선에서 수도권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는 여당에 그나마 양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포천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인구가 몰린 소홀읍(전체 포천 14만3000명 중 4만3000명 거주)이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농촌 지역으로 보수당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가평군 인구는 6만20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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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우리에서 3년째 커피숍을 운영하는 한 30대 이 모씨는 지지하는 정당을 묻자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돌면서 상권 활성화 얘기를 하는데 그동안 지원받거나 혜택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오히려 인근 양주신도시로 사람들이 이사를 가면서 장사가 갈수록 힘들다”고 푸념했다.
송우사거리 횡단보도에서 만난 한 20대 남성은 “어느 정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 관심도 없다”며 “가끔 뉴스에서 보고 있는데 막말 같은 것 때문에 정치가 더 싫어졌다. 투표를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순대국집을 운영하는 한 30대 박 모씨는 “이 동네 어르신이나 보수당에 관심이 있지, 우리는 먹고 살기 힘든데 왜 이름도 모르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사람을 뽑아야 하냐”며 “차라리 이럴 거면 (매 선거 때마다 나오는) 허경영을 뽑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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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개별 후보들의 면면을 따지면 민주당이 결코 불리할 것도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김용태 후보는 이준석 대표 시절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으로 중앙 정치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했지만, 지역민들에게 아직 생소한 청년 정치인이다. 이와는 다르게 군·도의원·3선 포천시장을 역임했던 지역 토박인 민주당 출신 박 후보의 인지도는 지역 내에서는 가히 대통령급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도 1990년생인 김용태 후보가 초등학생 시절에 박 후보는 초대 포천시장을 지낼 정도로 두 사람의 나이나 경력 차이는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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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천시 군내면 일대 포천5일장에서 채소장사를 하는 70대 정모씨는 “빨간색 당을 지지하는 건 맞는데 이번에 민주당 쪽은 후보가 1명이 나왔는데 여당은 5명이 나오면서 표를 다 갈라먹었다. 이래서 되겠냐”며 “옛말에 선거 때만 나와서 1표 찍어달라고 하는 건 금은방가서 금 1돈 달라는 것보다 힘들다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