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냉장고 놓고 감정싸움

  • 등록 2012-09-24 오후 5:11:05

    수정 2012-09-24 오후 5:11:05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전자의 대명사 삼성과 가전의 대명사 LG가 냉장고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의 냉장고 용량 표기에 의구심을 제시하는 동영상을 배포하자 LG전자가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받아치는 등 양사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LG전자는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삼성전자를 상대로 ‘부당 광고 행위의 금지를 청구’하는 내용의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광고행위는 기만적인 광고, 부당 비교 광고, 비방 광고 및 부정경쟁행위”라며 “LG전자의 명예, 신용 등 인격권을 심각히 침해한다고 판단해 권리 보호를 위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동영상은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 유튜브 등에 올린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광고다. 이 동영상은 삼성 857리터 냉장고와 LG의 870리터 냉장고를 눕힌 후 물을 부어 어느 쪽이 더 많이 들어가는 지를 비교한다. 표시된 냉장고 용량은 LG전자가 더 크지만 실제로 물을 부어보니 삼성 냉장고에 물이 더 많이 들어간다는 내용. 이후 삼성전자는 9월21일 유튜브에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2’라는 추가 영상을 올리면서 LG를 더욱 자극했다.

이러자 LG는 삼성의 광고 내용이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냉장고 문을 닫고 내부 부속품을 완전히 제거한 상태에서 측정한 총 용적에서 냉각기 등 사용할 수 없는 공간를 제외한 실제 사용 공간을 비교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의 광고 속에서 물 붓기는 실제 사용하지 않는 공간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캔 넣기는 오히려 사용 가능 공간을 임의로 누락하는 등 잘못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LG전자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에 광고 중지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삼성전자가 회신없이 두 번째 광고를 유튜브에 올렸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에 공개적으로 검증 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광고 내용엔 문제가 없다고 대응했다. 삼성은 이번 동영상에 대해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냉장고 용량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를 들어 정보로 제공한 것”이라며 “화면에 자체 실험치 기준임을 명시하였고 비교기준이 동일하며 내용상에 기만이나 허위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LG전자의 공개 검증 제안에는 대응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용량에 정말로 자신이 있다면 왜 공개 검증 제안에는 응하지 못하는가?”라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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