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살해 후 "촉법이라 괜찮다"…반성 없는 중학생 아들의 최후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자신에게 꾸중했다는 이유로 친어머니를 살해한 뒤 반성의 태도도 보이지 않은 10대 아들이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달 31일 존속살해, 부착명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중학생 A군(15)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A군은 지난해 추석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야단치던 어머니 B(47)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군은 단지 내 놀이터에서 들리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짜증을 냈다. B씨는 추석 연휴라 아이들이 놀러 온 것이고 가끔 있는 일이니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A군은 충북청주상당경철서에 찾아가 신고했고 이를 알게 된 어머니 B씨는 “남을 배려하지 않고 네 권리만 주장하느냐”며 아들을 꾸짖었다.

A군은 이에 격분해 주방에서 흉기를 찾아 B씨를 2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A군은 평소 모친이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고, 심하게 잔소리를 한다는 피해의식 및 적대감을 갖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외출 후 복귀한 남편의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후 정신감정을 위해 병원에 입원한 A군은 다른 가족에게 “촉법소년이라 빨간 줄 안 그어진다. 정신감정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심신미약 판정을 받으면 감형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A군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심신상실·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소년부 송치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군의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으로 인정될 정도의 증거를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군은 소년법을 적용받아 징역 15년형까지 가능했지만, 그의 범죄가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특정 강력범죄여서 1·2심 재판부는 A군에게 최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는 결국 사소한 이유만으로 A군에 의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며 “결과가 중대함에도 A군은 지속적으로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이나 B씨의 탓을 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판결에 불복한 A군은 2심과 3심에서도 계속해서 심신상실 혹은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징역 20년을 최종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