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까진 ‘권고’ 수준이라 은행들이 실제 적용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반면 시장에서는 ‘대출이 막힐 수도 있다’는 불안심리로 오히려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 규모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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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시중은행들은 판매 중인 마이너스통장이나 신용대출 한도 축소가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게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이 은행들에게 개인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요청한 건 코로나 상황 발생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 금감원은 은행들에게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의 2배 수준에서 관리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은행권에서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을 상대로 연봉의 최대 2.7배 수준까지 대출 가능한 상품을 판매했는데, 이것이 신용대출 급증의 원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은행들은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의 전문직과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대거 축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40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7000억원 늘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6조1000억원 늘었고, 카카오뱅크·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에 빚투 수요가 가세하면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3조6000억원 증가했다.
“미리 받자” 풍선효과 우려
특히 이번 규제 대상이 되는 대상자들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종사자 등으로 한정돼 있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란 의견이다. 현재 연소득의 1.5∼2배 수준의 신용대출이 나오는 대상 직업은 한정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은행권은 지난해 말부터 전문직, 대기업 종사자의 마이너스 통장은 5000만원에서1억원 미만 수준으로 줄였다”며 “이번 규제는 일부 신용대출 상품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을 개설해 ‘빚투’할 사람들은 이미 다 했다고 보고 있고, 오히려 이같은 규제가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의 자금줄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며 “더욱이 규제 시그널을 계속 보내면서 오히려 ‘미리 받아두자’라는 풍선효과가 발생해 대출 규모가 일시적으로 확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