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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연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21~31일 열흘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외신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규모 축소, 전략무기 불참 등 북한과 중국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한 모양새이지만 북한이 매년 이 시기를 전후해 도발을 감행해 온 만큼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북미 갈등이 완화한 직후 UFG가 열리게 됐다”며 “북한의 분노에 맞선 한미의 모의 전쟁 훈련(war game)이 막을 열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북한은 미군 기자가 있는 괌 주변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하고 미국은 군사적 대응 준비가 마쳤다며 맞불을 놔 긴장이 고조됐다. 그러나 북한이 “실질적인 위협은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며 태세 전환하며 긴장 완화 무드가 조성됐다. WSJ은 “이 훈련 기간은 북한이 실제로 긴장을 완화하려 한 것인지 시험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전문 통신사 블룸버그는 21일 오전 연례 군사훈련이 북한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긴장을 다시 촉발했다며 반도체 회사 퀄컴,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 광산업기업 BHP 빌리턴 등 한국 매출 비중이 10억달러(약 1조1400억원) 기업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CNN도 북한이 매년 이 훈련을 침략 준비이자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려는 책략이라며 비판해 왔으며 올해도 관영 노동신문 등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남겼다는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여기에 미군 최고책임자인 조지프 던퍼드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훈련에 앞선 지난 15~16일 중국을 찾아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과 양국 간 통신교류 협정을 맺고 미군 수뇌로는 이례적으로 북한 접경지대에서 중국군 훈련을 참관하기도 했다.
실제 일본 증시는 최근 주가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혔던 엔화 강세가 주춤함에도 하락세다. 이날 오후 2시6분 현재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0.41%(79.63) 내린 1만9390.78에 거래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오후 1시47분 현재 달러당 109.22~109.23엔으로 전날보다 0.15%(0.17엔)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매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비판해 온 중국은 올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와 미군의 북한 선제타격 가능성을 언급하며 긴장이 최고조가 됐던 이달 중순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의 비판 성명을 간단히 다룬 것 외에 별도의 비판적 기사는 게재하지 않았다. 인민일보나 디이차이징 등 다른 언론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이 대신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지적재산권 침해행위 조사에 나선 데 대해 중 당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중재를 요청할 것이란 전망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