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소비심리…작년 전국 소매판매 0.2% 급감

전국 16개 시도 중 13곳서 감소…2021년 회복세 꺾여
서비스업 연간 생산 '4.8%'…15년 만에 최대폭 증가
코로나 단계적 일상 회복 영향도…"가전제품·식자재 ↓"
  • 등록 2023-02-09 오후 12:10:06

    수정 2023-02-09 오후 12:12:02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소매판매 증가 폭이 1년 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15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라면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소매판매는 0.2% 증가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2.0% 감소했던 2020년의 영향으로 2021년 5.9%까지 뛰어올랐으나, 1년 만에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전국 16개 시도(세종 제외) 가운데 서울(-1.0%)을 비롯한 13곳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이중 광주(-2.4%)의 폭이 가장 컸고 충북(-1.9%), 울산(-1.7%), 전남(-1.6)이 뒤를 이었다. 경남(2.3%), 인천(2.2%), 대전(0.1%)만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국에서 늘어 4.8%로 증가했다. 지난해(4.3%)를 넘어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 폭이다. 제주(8.6%), 인천(6.8%), 경기(5.8%) 부산·강원 등에서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이는 코로나19 단계적 일상 회복 과정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김소영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가전제품 판매가 많이 부진했고 식자재도 감소한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것들을 주로 취급하는 전문소매점과 대형마트의 판매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이미 가전제품 신규 교체가 많이 이뤄진 상태”라며 “지난해보다 외부 활동이 증가하다 보니 가정식 수요는 감소한 반면, 숙박·음식업 쪽에서는 생산이 증가한 양상이 있다”고 해석했다.

서울의 경우 소매판매는 면세점(-10.2%), 승용차·연료소매점(-3.5%) 등에서 줄어 1.0%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25.3%)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소매판매에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던 광주는 전문소매점(-5.3%)과 대형마트(-7.5%) 등이 주효했다. 서비스업 생산에서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제주는 숙박·음식점(20.5%), 정보통신(11.6%), 금융·보험(8.9%) 등에서 호조를 보였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분기(-0.2%)와 3분기(-0.2%)에 이어 하향 곡선을 그린 데다가 기울기는 더 가팔랐다.

전국 대부분의 시도에서 소비가 위축됐다. 이중 대전(-5.2%)의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제주(-5.1%), 서울(-5.0%)가 뒤를 이었다. 광주(-3.4%), 대구(-2.9%), 전남(-2.0%), 부산(-1.9%), 울산(-1.5%), 충북(-1.4%), 강원(-1.2%), 전북(-0.7%), 경기(-0.4%) 등도 포함됐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분기 대비 전국에서 늘었다. 인천(5.7%), 서울(4.8%), 충남(4.8%), 제주(4.6%) 등은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광주(0.9%), 경북(1.4%), 대전(2.6%)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김 심의관은 ”4분기 소매판매에는 따뜻했던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전열기구나 겨울 옷 수요 등이 감소한 영향이 있다“며 “물가가 오르면 구매 욕구를 자제하는 경향이 있고, 소비 심리도 좋지 않은 만큼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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