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시리아 공습 가능성을 예고한 지 12일 만이다.
오바마, 新고립주의 탈피..아랍국과 손잡고 IS 봉쇄
미국이 이라크에 그치지 않고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한 것은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IS)’ 격퇴에 적극 나서겠다는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IS 주(主) 활동 무대인 이라크를 공격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거지까지 소탕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특히 앞선 이라크 공습과 달리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과 연합군 형태를 갖춰 국제사회에서 시리아 내 IS 공습 명분을 챙기는 동시에 IS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공습이 ‘예정된 수순’ 성격을 띠고 있지만 이라크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국가(IS)’ 대응전선은 물론이고 국제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라크 내전 등에서 ‘약체 외교’로 일관한다는 비난이 거센 가운데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패배할 위험이 커지자 정면승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 41%에 불과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국가 이익을 해치는 국제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新고립주의’ 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상보다 시리아 공습 앞당겨..IS 격퇴 의지 과시
미군은 IS핵심 지도부가 은신한 시리아 근거지를 ‘정조준’해 이라크 전장에서 강력하게 발호한 IS 세력 위세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이날 공습은 IS가 스스로 수립을 공언한 ‘칼리프 국가’의 수도 락카가 주된 타깃이 됐다.
미군은 락카의 지도부 은신지, 지휘통제실, 훈련기지, 무기창고 등 20여개 핵심 건물 등을 정조준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공습이 “지난 8월8일 이라크의 IS 거점지역에 대한 미국 공습이 개시된 이후 단일 공습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분석했다. 토마호크 미사일, F-16, F-18 등 전투기와 B-1 폭격기, 무인기 등이 동원됐다. 이를 통해 미국은 이라크와 시리아라는 ‘두개 전선’에서 IS 세력을 효과적으로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공습을 결정했다는 얘기다.
美 ‘새 중동戰 수렁 빠지나’ 우려 커져
이번 공습이 IS 기세를 다소 주춤하게 할 수는 있어도 지상군 투입을 배제한 제한적 군사개입으로는 이라크·시리아 뿐 아니라 중동 지역에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는 IS 조직을 발본색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시리아 공습이 IS를 상대로 한 전쟁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IS가 미국 등을 상대로 더욱 강력한 테러를 예고한 상황에서 미국의 이날 시리아 공습이 미국과 IS의 대격돌을 촉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시리아 IS 공습으로 미국 본토에 테러 비상령이 내려진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제이 존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미국 본토에서 테러에 나설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현재 미국은 아주 위험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