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통제는 커녕 '우왕좌왕' "대책반이 혼란만 키워

  • 등록 2014-04-17 오후 3:05:52

    수정 2014-04-17 오후 3:05:52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진도에서 올라오는데, 아이가 다쳐 다리를 절뚝거리는데 아무도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안 가르쳐주는 거에요. 아이가 절뚝거리며 이 버스 저 버스 돌아다니다 겨우 안산행 버스를 타고 왔어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물어보면 똑같은 소리만 되풀이하고.. 도대체 하는 일이 뭔지 모르겠어요.”

학부모들은 학교와 경기도교육청 등의 주먹구구식으로 대응을 지적했다. 이들의 대응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경미(42) 씨는 경기도 안산의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17일 “학교에서 어떤 사고 연락도 받지 못했고, 소식을 듣고 학교에 찾아갔지만 학교는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지인들의 연락을 받고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학교에서는 사고가 난 직후부터 지금까지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사고가 난 후 아들에게서 구조됐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전원 구조’라는 잘못된 문자를 보내기도 했던 학교를 믿을 수 없어 학교로 달려갔다.

정 씨는 “학교에서나 진도에서나 누구 하나 질서를 잡아주는 사람이 없다. 안 그래도 정신없는 학부모들이 다 알아서 해야 하는데 어떻게 가야 하는 지라도 안내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배를 타기 전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씨는 “그 긴 시간 배를 타면서 배를 타기 전 구명조끼 사용법 등 안전 상황에 대한 훈련이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고 학생의 부모 또한 학교에서 전원구조 문자를 보낸 것을 제일 큰 잘못으로 꼽았다.

이경미(가명) 씨는 “전원 구조됐다는 문자를 받고 큰 사고가 아닌 줄 알았다. 진도에 내려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9시 58분 쯤 아들에게서 ‘구조됐으니 걱정 말라’는 전화가 왔다”며 “아이들 담임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걱정이다. 35명쯤 되는 반 아이들 중 13명만 구조됐다고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학교 측이 일부러 ‘전원 구조’ 문자를 보낸 것 아니냐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고려대 안산 병원을 찾은 일부 단원고 학생들은 “학교가 사람들 동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전원 구조 문자를 보냈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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