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시 승강기 사용 마세요"…엘베에 안내표지 부착한다

행안부, 전국 승강기 79만 대에 '화재 시 사용 금지' 안내표지 부착 추진
  • 등록 2024-03-18 오후 2:32:56

    수정 2024-03-18 오후 2:32:56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행정안전부는 화재 발생 시 승강기 사용을 금지하는 안내 표지를 보급해 전국 승강기 79만 대에 부착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화재 시 승강기 사용 금지 표지 제작안=행정안전부.
건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수직 공간인 승강기 통로로 연기나 유독가스가 쉽게 유입되고, 정전 등으로 인해 승강기가 멈추면 이용자들이 안에 갇힐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화재 현장에서 당황하면 평소 습관처럼 무의식적으로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고, 실제로 안타까운 인명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22년 10월 6일 대전 아웃렛 화재 때 3명이 엘리베이터에서 참변을 당했고, 앞서 지난 2018년 1월 26일에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당시 엘리베이터로 탈출을 시도하다 6명이 질식사를 당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화재 시에는 승강기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젖은 수건 등으로 입을 가리고 계단을 이용해 지상층, 옥상 등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에 보급되는 안내 표지는 승강기에 탑승하기 전 ‘화재 시 사용 금지’를 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호출 버튼 부근 잘 보이는 곳에 부착된다. 도안은 국제표준으로 등록된 픽토그램을 활용해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되고, 부착은 시행착오 최소화를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우선 오는 20일부터 1개월 간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정기검사를 실시하는 승강기 4만여 대를 대상으로 시범 부착을 추진한다. 이후 도안·크기·재질의 적정성 등에 대한 현장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반영해, 승강기의 주기적 안전 점검, 부품 교체·수리 등을 담당하고 있는 승강기 유지·관리 업체 등과 협조를 통해 전국 모든 승강기로 확대 부착할 계획이다. 승강기를 소유하거나 관리할 책임이 있는 승강기 관리 주체가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안내 표지를 제작해 부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승강기 보유 대수는 약 84만 대이며, 에스컬레이터 등을 제외하고 표지 부착 대상이 되는 엘리베이터는 79만 대 정도다. 앞으로 신규 설치되는 승강기에는 처음부터 표지가 의무적으로 부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용철 행안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이번 표지 부착은 화재 현장에서 승강기 이용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예방하고, 무의식적으로 지나칠 수 있는 생활 속 위험 요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추진하게 됐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각종 재난안전 사고로부터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생활 속 위험 요소를 적극 발굴·해소하고 국민 안전의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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