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인' 전주환 첫 재판, 공개 진행…"공소사실 인정"

의견서 통해 공소사실 인정 취지 밝혀…양형만 다툴 듯
유족 측 신청 '비공개 재판'은 기각, "공감하나 공개원칙"
정식 공판, 다음달 22일 오후 진행…전주환 직접 진술 예정
  • 등록 2022-10-18 오후 3:25:37

    수정 2022-10-18 오후 9:36:43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여성 역무원을 스토킹하다 신당역 화장실에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주환 측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로 신청된 ‘비공개 재판’은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아 재판은 앞으로도 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 피고인 전주환(31)이 지난달 21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출감된 뒤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1부(재판장 박정길)는 18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주환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을 확인한 뒤 증인 신문을 비롯한 증거조사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다. 정식 재판과 달라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지만, 전주환은 이날 녹색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주환은 이미 지난 13일자로 낸 의견서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환 측은 이날 별다른 증인 신청을 하지 않는 등 향후 재판에서 양형 관련해서만 검찰 측과 다툴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공판 진행과 별개로 법원 자체적인 전문조사관을 동원해 양형조사를 할 방침이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과 전주환 양측에 양형조사 관련 목록을 제출할 기회를 주면서 오는 24일까지 제출하지 않을 경우 제출할 것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겠다고 고지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유족과 검찰 측이 요청했던 비공개 재판 진행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사생활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차원에서 비공개 재판을 신청한 것에 대해 재판부가 공감되는 바가 적지 않으나, 공개재판 원칙에 관한 법률에 비춰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할 사유가 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소제기된 사건과 관련성이 없는 피해자의 사생활이나 피고인과의 관계에 관한 변론과 일방적인 주장, 추측이 이어질 경우 변론을 제재하거나 추가적인 조치를 할 수 있음을 알렸다.

재판부는 다음 정식 공판기일을 다음달 22일 오후 2시로 잡았다. 다음 기일은 서증조사를 진행하고, 전주환 본인의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등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전주환은 지난달 14일 밤 9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평소 스토킹하던 여성 역무원 A씨(28)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전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동기다.

스토킹 혐의 등으로 A씨에게 고소돼 재판을 받고 있던 전주환은 지난 8월 19일 해당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9년을 구형받자 A씨에게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환은 지난달 2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전주환은 당초 보복살인 혐의로만 송치됐지만 검찰은 지난 6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주거침입 혐의도 추가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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