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대국민 사과 "진정성 없다" 싸늘

  • 등록 2013-05-09 오후 4:19:56

    수정 2013-05-09 오후 6:47:15

[이데일리 이승현 이도형기자] ‘라면 상무’, ‘빵 회장’에서 촉발된 갑의 횡포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폭언 파문 사태로 절정을 맞으며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파문의 주인공인 남양유업이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분노를 잠재우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진정성 없는 사과로 대리점과 소비자들의 화만 돋웠다는 지적이다.

남양유업(003920) 대리점주를 대리하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성춘일 변호사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입법 점검 간담회’(민주당 정책위원회 주최)에 참석해 “여론의 압박에 밀리고 매출에 타격을 입으니까 어쩔 수 없이 (사과를) 하는 것”이라며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웅 남양유업 대표(가운데)와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이 9일 서울 중림동 브라운스톤 컨벤션홀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전 영업직원이 대리점 업주에게 폭언을 하는 녹음 파일이 공개되고, 밀어내기식 영업 방식이 알려지면서 온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김정욱기자]
또 남양유업의 사과 기자회견 직후 남양유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남양유업 대리점피해자협의회 측 역시 “국민심판에 직면해서야 사과를 한 것으로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리점협은 이날 회견에서 ▲제품 밀어내기의 수법으로 사용된 전산조작 등 불법적 행위에 대한 사죄 ▲대리점주의 인격을 모독하는 언어와 강압적 행동 등에 대한 사죄 ▲대리점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 사죄 ▲대리점주와 본사 간의 단체교섭권 보장 및 협의체 구성에 대한 보장 등을 추가로 요구했다.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역시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한 전국편의점가맹사업자단체협의회는 남양유업의 사과 기자회견 직후 회의를 열고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불매운동을 지속하기로 했다.

오명석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남양유업 본사는 대리점협의회가 지난 몇 달간 문제 제기를 했을 때는 꼼짝도 안 하다가 욕설 파문이 일자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며 “진정성 있는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워 계속해서 불매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국민 사과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홍 회장은 회사 전반의 경영에 대해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번 사과 기자회견에도 홍 회장이 참석해 사과를 했어야 대리점주들이나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리점협 관계자 역시 “홍 회장이 나오지 않고 김웅 사장을 내세운 것이야 말로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는 결정적인 증거”라며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다 빠지고 무늬만 남은 사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웅 사장은 “회장은 공식 호칭이 아니고 회사의 대주주로 통상적으로 부르는 호칭일 뿐”이라며 “회사 업무와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은 제가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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