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시티 인수 후 주가급락
이날 신세계 주가는 20만500원으로 하루 전에 비해 5.2% 떨어졌다. 롯데쇼핑(023530)과 현대백화점(069960)이 약보합권으로 끝난 것에 비해 낙폭이 유난히 컸다. 신세계 주가가 하룻새 5% 이상 떨어진 것은 올해 1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신세계가 센트럴시티 지분 60.02%(3601만주)를 1조250억원에 사들이기로 한 결정이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신세계는 이번 인수대금을 산업은행(7년 만기, 연이자 3.8% 이상)에서 빌려 마련했다. 이미 7700억원은 매도자측에 현금지급을 끝냈고 나머지 2550억원은 오는 26일 이후 지급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그간 센트럴시티에 매출액의 3.5%를 매년 임차료로 지급해왔다.
신세계는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738만주·시가 약 7000억원)을 팔아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도 있었지만 이 방안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신세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삼성생명 지분 매각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수대금 1조원을 은행권에서 빌리면서 신세계의 올해 연말 차입금은 2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이미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돈(연간 약 4000억원) 이상을 매년 신규출점 등에 쏟아붓고 있는 신세계로선 빚부담이 더 커지는 셈이다.
인천점 트라우마는 벗어
신세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강남권의 안정적인 영업권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자체 평가했다. 15년간 운영해온 인천점을 롯데쇼핑에 빼앗길 상황에 처하면서 받은 트라우마(정신적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됐음을 의미한다.
신세계 인천점은 신세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한다. 그보다 매출비중이 큰 강남점(매출비중 20%)까지 잃으면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위험이 있었다. 신세계가 외부에서 돈을 빌려 비싼 값을 치르고서라도 강남점을 인수하기로 한 것도 인천점의 악몽을 사전에 막기 위한 목적이 컸다.
재무부담 해소 관건
남은 문제는 이러한 투자확대로 신세계의 재무적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는 센트럴시티 인수를 결정한지 하루만에 이마트를 통해 고양시 덕양구에 4000억원을 들여 복합쇼핑몰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경기 하남과 안성, 의왕, 인천 청라, 대전에 이어 6번째 복합쇼핑몰 개발이다.
신세계는 이러한 복합쇼핑몰을 전국 10곳에 지을 예정이다. 아직은 교외형 복합쇼핑몰의 성공을 단언하기 어려움에도 신세계가 무리하게 투자를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남 유니온스퀘어만 해도 투자비용이 9000억원에 달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삼성생명 보유지분과 보유부동산의 담보가치 등을 고려할 때 신세계의 재무적 융통성은 매우 우수한 편에 속한다”며 “다만 적극적인 투자로 차입금 부담이 커지는 부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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