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경찰이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씨를 두 번째 소환 조사하고 이르면 다음 주중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 각종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가 두 번째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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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전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6시간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씨는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조사를 받기 위해 오전 9시35분쯤 승용차 조수석에 탑승한 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주차장으로 들어서면서 취재진에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쯤 조사를 마치고 전씨를 귀가시킬 전망이다.
경찰은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감정 결과 전씨의 소변과 모발 등에서 여러 먀약류 성분이 검출된 양성 반응을 토대로 이날 추가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투약 마약 종류와 횟수, 구입 경로 등을 조사했다. 전씨는 지난달 28~29일 양일에 걸친 첫 경찰 조사에서 대마와 디메틸트립타민(DMT) 등을 투약한 사실을 인정한데 이어, 이날 조사에서도 국과수 감정 결과 등 혐의에 대해 인정하면서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가 이미 지난번 조사 때부터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이날 국과수의 구체적인 감정 결과에 대해 재차 조사하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추가 소환 조사와 구속영장 신청 계획은 없으며, 이르면 다음 주쯤 전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씨는 스스로 죗값을 치르겠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과 가족 등 주변인들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한 후, 지난달 28일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해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체포한 전씨를 곧장 압송해 약 38시간 동안 조사를 벌인 후 이튿날 늦은 오후 석방했다. 이후 경찰은 전씨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며 지난달 31일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