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맥주시장 진출에 주가 힘 못쓰는 이유

과점·성숙시장 진출..마케팅 비용 등 우려
'처음처럼' 유통망 활용외 시너지효과 미미
  • 등록 2014-03-24 오후 3:58:51

    수정 2014-03-24 오후 3:58:51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맥주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롯데칠성(005300)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성숙기에 돌입한 맥주 시장에 진출하면서 비용 발생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전일대비 0.21%(3000원) 하락한 14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29일 164만2000원을 기록한 후 하락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작년말 충주에 5만㎘의 맥주공장을 설립하면서 4조원 규모의 국내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롯데 맥주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높다. 소주시장 점유율 1위인 ‘처음처럼’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초기 시장 진입에 따른 비용 발생에 비해 수익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칠성은 연말까지 10만㎘로 확대할 예정으로, 이는 전체 맥주시장(200만㎘)의 5% 가량에 불과하다. 이미 롯데칠성은 5만㎘의 공장을 설립하면서 170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특히 현재 국내 맥주시장은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각각 60%, 40% 비중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롯데칠성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마케팅 등 추가 비용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이미 맥주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한 상태여서 결국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몫을 가져와야 하는 구조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비용 발생 등에 대한 불확성이 크다”면서 “시장에 물량 성장이 없는 가운데 플레이어만 하나 더 늘어나는 구조라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연구원은 “현재 공장을 풀가동해도 최대 매출액은 200억원에 불과하다“면서 “반면 올해 마케팅 비용은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어 비용 발생에 비해 기대 수익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합병 당시 소주와 맥주사업을 합치는 것에 대해 기대를 모았던 하이트진로의 경우 여전히 시너지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09년 이후 오비맥주에 1위 자리를 빼앗긴 이후 만년 2등에 머물러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존 소비자의 선호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소주와 맥주의 마케팅 방식은 다르기 때문에 소주 유통망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 이외의 것을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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