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갑 여는 외국인.. 귀환 신호탄?

외국인, 21일부터 4거래일째 6011억원 매수세
장기투자 미국계 자금·글로벌 시장 안정세
"中 성장 확인할 것.. 추세 아냐" 평가도
  • 등록 2014-02-26 오후 4:01:54

    수정 2014-02-26 오후 4:02:19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를 떠났던 외국인이 돌아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외국인의 매수 재개에 환호하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인지 추세인지 저울질 하기 바쁘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터 4거래일 연속 외국인은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재개했다. 21일 3171억원을 사들이며 지난해 10월 23일 이후 가장 큰 매수세를 보였다. 이어 24일(74억원), 25일(2320억원)을 담았고 26일에도 446억원을 순매수했다.

올초부터 지난 20일까지 외국인이 3조3589억원을 팔아치우며 우리 증시를 1900선 밑까지 끌어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4거래일 간의 외국인 매수세가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삼성전자(005930)에 몰린 점에 주목한다. 외국인은 21일 삼성전자(005930)를 1980억원을 담기 시작해 4거래일간 총 3417억원 사자 우위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의 순매수는 삼성전자 편식으로 시작해 시간이 갈수록 여타 업종으로 매기를 확산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외국인 순매수가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바닥 탈출, 분위기 반전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최근 유입된 외국계 자금의 성격도 긍정적 전망에 힘을 보탠다. 지난 21일부터 유입된 자금은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장기투자를 위해 들어오는 미국계 자금이라는 추론이 힘을 얻는다. 보통 미국계 자금이 들어오며 코스피가 상승할 때 MSCI코리아 지수가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데 21일 이후 MSCI코리아가 코스피 대비 0.54%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장기 성향이 강한 미국계이면 추세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증시에서 이머징 시장 ETF의 흐름도 호재다. 연초 이후 부각됐던 이머징 시장의 외환위기는 차츰 완화되며 이머징 시장 ETF 매도 규모도 가라앉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 신흥국 주식에서 유출된 글로벌 자금은 15억6300만달러로 전주 30억4700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일단락 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IT에 집중되긴 했지만 우리 증시 전체의 매수 재개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외국인의 매수가 추세로 이어지기 위해서 글로벌 증시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야 하는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과 지표 부진이 한파에 의한 것이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의 전반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코스피에도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복귀하고 있지만 주류 외국인은 중국의 ‘합리적 범위 내 성장’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3월 양회 이후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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