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서울대는 국방생체모방 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 조규진(기계공학부) 교수팀(1저자: 백상민 연구원, 공동저자: 임소정·채수환 연구원, 이대영 박사 후 과정(하버드), 교신저자: 조규진 교수, 디자이너: 송정률 연구원)이 무당벌레를 모사한 종이접기 기반 구조와 이를 활용한 로봇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체모방을 통해 종이접기 기반 구조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에 실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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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접기 기반 구조는 가볍고 좁은 공간에 접혀 있을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지만, 기존 종이접기 구조 설계 방식은 탄성 에너지 저장과 큰 힘을 지탱하는 능력에 있어서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무당벌레의 시맥에서 영감을 받아 종이접기 구조의 면에 탄성·곡률을 부여했다.
무당벌레는 복잡하게 접혀있는 날개를 0.1초 이내에 빠르게 펼 수 있고 100㎐의 매우 빠른 날갯짓에서도 불구하고, 시맥의 단면 형상이 독특하고, 탄성을 활용하기 때문에 날개가 꺾이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종이접기 기반 구조에 적용한 것이다. 그 결과 개발된 무당벌레 모사 종이접기 구조는 납작하게 접힐 수 있지만 탄성 에너지 저장 능력이 높아 스스로 빠르게 펴지고 펴진 뒤에는 큰 힘을 견딜 수 있다. 조규진 교수는 “무당벌레의 시맥의 탄성과 단면 형상을 종이접기 구조에 적용해 에너지 저장량을 크게 높일 수 있고, 동시에 추가 요소 없이 큰 힘을 견딜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여기에 더해 종이접기 구조 기반의 전개형 날개를 활용해 점핑-글라이딩이 가능한 복합거동 로봇도 개발했다. 이 날개는 전체 면적의 8분의 1 면적에 접힐 수 있고, 원할 때 빠르게 펼 수 있다. 로봇은 날개가 접힌 상태에서 점핑을 한 뒤 최고점에서 빠르게 날개를 펴 글라이딩이 가능하다. 이처럼 점핑과 연속된 글라이딩으로 로봇은 안정적으로 더욱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연구진은 생체모방 종이접기 구조를 활용해 전개형 날갯짓 메커니즘, 크롤링-글라이딩 로봇, 점핑 로봇 등도 개발했다.
| 전개형 날개를 활용한 점핑-글라이딩 복합거동 로봇의 운동 궤적. (사진=서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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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무당벌레의 원리를 활용한 전개형 메커니즘에 특화된 스프링 요소를 개발한 데 의의가 있다”며 “무당벌레 모사 종이접기 구조는 소형 탐사로봇, 의료 로봇, 항공 우주 기술 등에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전개형 메커니즘의 기능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방생체모방 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를 통한 방위사업청 및 국방과학연구소 연구비 지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로봇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표지논문으로 4월15일자에 게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