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당진 전기로 불끈다

1.5조 투자했지만, 5년만에 사라질 '위기'
열연생산직원 인력구조조정 불가피
설비매각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 등록 2014-11-20 오후 3:44:17

    수정 2014-11-20 오후 6:42:00

동부제철이 지난 2009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당진에 완공한 전기로가 가동 중이다. 동부제철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동부제철 당진 전기로 및 열연공장이 이르면 내달 중순쯤 가동을 중단한다. 철강경기 침체와 함께 누적된 적자로 인해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완공 5년 만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의 당진 전기로 열연공장은 채권단의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라 내달 15일 전후로 가동을 중단하고, 이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016380)은 늦어도 연말까지 제철소 가동을 중단하고 대신 중국산 등 외부 열연소재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원자재 구매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가동 중단 날짜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제철은 1조 5000억원을 들여 지난 2009년 7월 당진공장에 전기로를 만들었다. 철스크랩(고철)을 원료로 사용해 쇳물과 연간 300만t 규모의 열연강판, 170만t 규모의 냉연강판, 87만t 규모의 아연도금강판, 25만t 규모의 석도강판을 제조해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철강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구조적인 공급과잉에 빠져 채산성을 맞추지 못하고 경영난을 가중하는 원인이 됐다.

투자 당시에는 철강경기의 호시절이었지만 완공과 함께 침체를 만났고, 특히 300만t의 대규모 열연시설이 부담만 더 키우는 ‘악수’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은 포스코나 다른 업체에서 열연을 공급받아 냉연가공 판매에 주력했는데 철강가격 상승이나 공급부족 등의 리스크를 줄이려고 전기로 건설 등에 나섰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열연설비 투자가 경제 위기의 역풍을 맞아 동부 부실의 주요 원인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미 자율협약 체결 과정에서 전기로 및 열연공장의 가동을 멈추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은 지난 10월부터 일본에서 들여오는 철스크랩의 신규 계약을 중단하고, 이번 달 외부판매를 위한 주문도 받지 않는 등 가동을 멈추기 위한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또 300여 명의 열연 생산관련 직원 중 일부는 계열사로 흡수하고 상당수 직원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의 자율협약이 오는 2018년까지인데, 철강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몰라서 재가동 여부를 가늠하기 힘들다”며 “일각에서는 설비매각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은 전기로 및 열연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재무제표에 선반영하고, 이에 따른 자본잠식은 감자와 함께 출자전환을 시행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동부제철은 지난 1분기 236억원, 2분기 18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부채비율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306.8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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