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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메르켈 전 총리가 곧 출간할 예정인 회고록 일부를 발췌해 보도한 독일 주간지 ‘디 짜이트’를 인용, 메르켈 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을 맹비난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을 “부동산 개발업자의 눈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다”며 “부동산 개발허가를 받을 기회는 단 한 번뿐이며, 기회를 얻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것이 트럼프 당선인이 세상을 보는 방식이었다”고 묘사했다.
2021년 유럽 및 독일 정가에서 은퇴한 메르켈 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통령으로 일했던 4년(2017~2020년) 동안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7년 3월 백악관을 찾은 메르켈 전 총리와 처음 만났을 때 악수 요청을 무시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유럽과 독일을 대표하는 지도자를 상대로 매우 무례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메르켈 전 총리 역시 회고록에서 “우리의 대화는 서로 다른 차원에서 진행됐다. 트럼프는 감정적인 면에서, 나는 사실적인 차원에서 (대화를) 진행했다. 트럼프가 회담하는 도중 내 말에 귀를 기울일 때는 주로 새로운 비난 거리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날 회담을 통해 국제 사회가 트럼프의 협력을 받아 함께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이외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위협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조언을 구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교황에게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정말 중요한 사람들로 구성된 그룹에서 근본적으로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물었다. 교황께선 즉각 (의미를) 이해하고 직설적으로 답했다. ‘숙이고, 숙이고, 숙여라. 그러나 부러질 정도로 숙이진 말아라’라고 조언했고, 나는 그러한 정신으로 트럼프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