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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르펜은 이날 파리에 위치한 RN 본부에서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이 조기총선에서 깜짝 승리한 것과 관련해 “오늘의 결과에서 내일의 승리의 씨앗을 보았다”며 “우리의 승리는 단지 연기됐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RN은 이번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 압승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으나 2차 투표 이후 143석을 차지해 3위 정당으로 밀려났다. 182석을 얻은 NFP는 예상을 뒤업고 깜짝 1위를 차지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우파 르네상스 연합(앙상블)은 168석으로 2위를 기록했다.
그는 이어 “조수가 올라오고 있다. 이번엔 (집권할 만큼) 충분히 높게 오르지 않았으나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며 “의석이 두 배가 됐다. 그 결과에 실망하기엔 너무 많은 경험이 쌓였다. 의석수 측면에서 보면 (이번 선거는) RN을 일류 정당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르펜의 뒤를 이어 RN 대표직을 맡은 조르당 바르델라도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를 불안정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는 극좌 세력의 품으로 (프랑스를) 밀어넣었다”며 NFP와 임시 동맹을 맺고 반극우 연대를 형성한 마크롱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수백만명의 프랑스 국민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당(RN)이 집권하는 것을 볼 가능성을 박탈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N은 2012년 총선을 통해 처음으로 의회에 발을 들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2석에 불과했고 5년 뒤인 2017년에도 8석에 그쳤다. 하지만 2022년 89석으로 약진한 이후 이번 총선에선 143석까지 의석수를 늘렸다.
한편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는 만큼 정치적 교착상태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연합정부는 ‘동거 정부’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떤 형태로 구성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FT는 “대통령의 권한이 약하고 의회 목소리가 최고조에 달했던, 정치적으로 가장 불안정했던 제2차세계대전 이후 제4공화국으로 시계를 되돌린 듯 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