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게 되더라도 유동성 위기를 탈출하지 못하면 신용등급 상승은 물론이고 등급전망 상향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신평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쉽게 말해 장사를 하다 손해가 불어나 사업 밑천까지 까먹는 상황에 처한 아들이 부모의 도움으로 밑천 정도는 다시 마련했지만 제대로 돈 버는 일을 찾지 못하면 여전히 빚 갚을 능력이 좋아지길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하려면 대우조선의 자구계획과 산업은행의 지원방안이 원만히 진행되고 계획에 따라 해양 프로젝트들이 안정적으로 진행돼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한국신용평가도 대우조선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 같은 블랙리스트에서 빠지기 위해서는 추가 자본확충과 유동성 지원, 자체 현금창출 등으로 유동성 부담이 완화되고 재무구조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대우조선은 최근까지도 소난골 프로젝트 등 대형 프로젝트 인도가 지연되면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향방을 가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지원은 그동안 지원하겠다고 밝혀왔던 논의의 확장판일 뿐 신용도 상향을 고려할 새로운 요인은 아니다”라며 “조선산업 전체 업황도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에 등급전망 변경을 검토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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