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세.. 현대·기아차-수입차 '희비'

현대·기아차, 수출 수익성에 부정적
수입차, 신차 판매가격 낮춰 마케팅에 유리
  • 등록 2012-09-19 오후 5:14:41

    수정 2012-09-19 오후 5:14:41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최근 원화 가치가 꾸준히 상승(환율하락)하면서 국내 완성차 수출업체와 수입업체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출 채산성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다. 반면 국내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은 환율 하락분 만큼 차값을 낮출 수 있어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올 상반기 수출차량의 평균 환율(원·달러 기준)이 1141원60전으로 작년 상반기의 1099원60전에 비해 3.8% 상승해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약화됐다. 기아차(000270) 역시 1142원으로 작년 상반기의 1101원보다 3.7% 올랐다. 기아차의 상반기 국내공장의 수출 판매단가(ASP)는 1만3300달러.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기아차는 올 상반기 차량 한대당 평균 1518만8600원에 수출해 작년 같은기간(1464만3300원)보다 54만5300원의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에 따른 외국인들의 국내주식매입이 늘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있고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데일리가 외환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연말께 달러당 1050~1100원 선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19일 원·달러 환율이 1114원80전에 거래를 마친 점을 감안하면 최대 6%까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해외생산량이 많아 환율변동에 따른 수익성이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면서도 원화가 앞으로 계속 강세를 보이면 그만큼 이익이 줄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이 5% 변동할 경우 경상손익이 330억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수입차업체들은 대부분 달러화 기준으로 신차 판매가격을 책정하고 있어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은 차량 판매가격을 환율 전망치를 감안해 고정 환율로 결정하는데, 환율이 변동한다고 해서 한번 고시한 판매가격을 곧바로 올리거나 내리지 는 않는다. 다만 신차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할 때 새 기준 환율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정하고 있다. 차량수입 대금 결제를 원화로 할 지, 달러화로 할 지에 따라 본사 또는 국내법인이 환율 손익 리스크를 감수하는 구조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신차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주요인 중의 하나가 환율”이라며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판매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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