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12년 만에 단일 후보를 낸 보수 진영이 이번에도 고배를 마셨다. 강남3구와 자사고가 위치한 지역에서는 높은 투표율과 함께 강한 결집력을 보이며 ‘보수 몰표’를 던졌지만, 그 외 서울 전역에서 진보 진영을 선택하면서 정근식 후보가 과반을 넘는 득표율 50.17%를 기록하며 당선됐다.
|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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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데일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서 수집한 읍면동 단위 개표 결과를 분석한 결과(관외사전투표·거소투표 제외), 서울시 425개 행정동 중 정근식 후보는 312개 행정동에서 조전혁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다. 보수 단일 후보인 조전혁 후보가 정근식 후보에 앞선 곳은 113개 행정동에 그쳤다.
자치구별로는 ‘한강벨트’로 불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에서 조전혁 후보가 정근식 후보에 크게 앞섰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경우 조전혁 후보의 득표율은 85.2%로, 유효표 5866표 중 5000표가 보수 후보에 몰렸다. 대표적 학군지인 대치1동(80.3%), 대치2동(74.1%)도 보수 후보가 압도적이었고, 서초4동도 조전혁 후보 득표율 74.1%였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있는 행정동에서도 보수 교육감 지지세가 나타났다. 양정고가 위치한 목5동의 경우 조전혁 후보 득표율 57.4%를 얻었고, 중앙고가 위치한 종로 삼청동에서도 조 후보가 50.0%의 득표율을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인 세종과학고가 위치한 구로 수궁동에서도 조 후보가 득표율 57.6%를 얻었다.
그러나 나머지 21개 자치구에서 모두 정근식 후보가 우세했다. 은평, 노원, 관악, 강북, 중랑, 서대문, 도봉, 금천 8개 자치구에서는 단 1곳의 행정동에서도 보수 후보가 우세를 점하지 못했다.
진보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투표율이 저조한 것도 눈에 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정당 지지세가 강한 금천구(19.6%), 관악구(20.3%), 중랑구(21.0%)의 투표율이 가장 낮았다. 행정동별로는 마포 성산1동이 정근식 후보 득표율 62.4%로 가장 강한 지지세를 보였는데, 이 지역 투표율은 18.66%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관악 중앙동은 정 후보 득표율 62.3%에 투표율 15.86%, 구로 구로3동은 정 후보 득표율 62.2%에 투표율 18.75%였다.
이에 대해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대의 아주 낮은 투표율이다. (보수진영이) 투표장에 나와야 된다는 동의를 불러일으키지도 못했다”며 “조희연 전 교육감에 귀책사유가 있고 보수 진영이 오랜만에 사실상 단일 후보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졌다”고 말했다.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의 혁신학교 정책에 강한 반발심이 있는 학군지 학부모들은 강한 결집을 보이며 투표장에 나왔지만, 대체로 서울 전역의 보수층을 결집시키지 못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