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등과 관련해 1심보다 더 높은 수준의 2심 판결이 나오자 상고 의지를 밝혔고, 검찰 역시 일부 무죄로 남은 부분과 관련해서 대법원에 상고제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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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부지검은 20일 “정의연 후원금 횡령 혐의 등 사건에 대해 윤미향 의원에게 1심에서 벌금 1500만원이 선고됐으나, 오늘 항소심에서 1심 무죄(받은 혐의가)가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이 선고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서부지검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를 진행한 결과 항소심에서 검찰의 주장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졌으나, 일부 무죄로 남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판결 이유를 심도 있게 검토해 대법원에 상고제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마용주)는 이날 업무상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6500여만원 국고보조금을 편취하는 행위는 보조금 사업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국가재정의 손실로 이어져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점에서 사회적 피해가 크다”며 “개인계좌로 후원금과 기부금을 보관해 공적 용도의 지출과 사적 용도 지출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게 했다”고 설명했다.
|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혐의 관련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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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법인 계좌 자금 중 약 1700만원을 임의로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여성가족부(여가부), 서울시 등에서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보조금을 약 3억 6500만원을 부정수령(보조금관리법위반)하고 고(故)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의 기부금품을 개인 계좌로 모금한 혐의도 있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했던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정의연(정대협)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여가부, 서울시로부터 보조금을 수령했는데 재판부는 이 중 여가부에서 수령한 보조금을 유죄로 판단했다. 또 고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으로 모금을 한 행위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1심에서 인정했던 횡령액인 1700만원보다 6300만원 많은 약 8000만원을 횡령액으로 인정했다.
다만, 안성 쉼터와 관련한 배임, 치매 진단을 받은 길원옥 할머니와 관련한 준사기 혐의, 안성 쉼터를 개인에게 빌려준 혐의 등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윤미향 의원도 이날 선고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의원은 “2심 재판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려 노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상고를 해서 무죄를 다시 한 번 입증해 나가려고 한다”며 “이 일로 인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지난 30년간 운동이 폄훼되지 않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