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한국 드라마 3편이 이달 초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올해 들어 한국 드라마가 잇따라 중국에서 방영을 시작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시작된 한한령(한류 제한령·限韓令)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비리비리 앱 드라마 페이지 메인에 뜬 슬기로운 감빵생활 포스터. (사진=비리비리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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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주한중국대사관과 CJ ENM에 따르면 ‘인현왕후의 남자’(2012년)와 ‘또 오해영’(2016년)이 지난 3일 중국 비리비리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이어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년)도 6일 같은 플랫폼에서 방영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방영 이틀 만에 조회 수 200만 회를 넘어섰고, 댓글도 3000개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8일 현재 비리비리 드라마 부문 1위다.
인현왕후의 남자 역시 8일 오후 1시 기준 조회 수 95만 회로 드라마 부분 2위에 올랐다. 관객 평가는 10점 만점에 9.4점에 달했다.
이번 3편의 드라마 방영으로 중국에서 올해 개봉된 한국 드라마는 5편으로 늘어났다. 앞서 1월 ‘사임당 빛의 일기’는 사드 사태 이후 6년 만에 한국드라마 중 처음으로 중국에서 방영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2016년 11월 이미 광전총국(방송 규제 당국)의 심의를 마쳤는데 한한령이 강화되면서 그간 방송을 하지 못했다. 사임당은 지방 방송사인 후난(湖南)성의 후난미디어그룹 산하 후난위러(호남오락)와 온라인 플랫폼인 ‘망고TV’에서 동시에 방영됐다.
이어 지난 3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아이치이(iQiyi)에서 방영됐다. ‘밥 잘사주는 예쁜 누나’는 올해 1월 중국 광전총국에 방영을 신청해 한달만에 방영 허가를 받으면서 2017년 이후 중국에서 심의를 통과한 첫 한국 드라마가 됐다.
중국에서는 이미 많은 드라마가 방영 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드라마의 판권을 구매한 유통사들이 중국 당국의 심의를 받기 위해 속도를 내면서 문화계에서 다양한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CJ 중국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수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내려진 중국 내 한한령이 사실상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한국 아이돌, 배우 등이 중국 방송에 다시 출연하거나 대규모 공연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은 2020년 12월 초 국내 게임에 판호(게임허가증)를 약 4년 만에 발급하며 한한령을 조금씩 완화했고, 지난해 5월 엑소 맴버인 세훈이 출연한 중국의 판타지 멜로 영화 ‘캣맨’(Catman·워아이먀오싱런)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영했다. 지난해 말에는 영화 ‘오! 문희’가 한국 영화로는 6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하며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