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봉균 전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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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4.13 총선을 앞둔 여야가 선거사령탑으로 각각 적진의 최고 장수를 선발했다. 새누리당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의 대항마로 김대중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고 열린우리당 시절 원내대표를 역임했던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영입한 것. 이에 따라 4.13 총선을 진두지휘할 여야의 선거사령탑은 각각 과거 상대진영에 몸담았던 인사들로 구성되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새누리당은 21일 강봉균 전 장관의 영입을 최종 확정했다. 이른바 ‘원조 친박’으로 불렸던 진영 의원의 탈당과 더민주행에 대한 충격을 상쇄시킬 수 있는 히든카드다. 강 전 장관이 새누리당의 선대위원장 제의를 사실상 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누리당은 오는 23일 중앙선대위를 공식 발족시킬 예정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강 전 장관의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도 “내일 오후 9시에 최고위를 하니까 수요일쯤 (중앙선대위원장 취임이) 예정돼 있다. 강 장관과 일정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야권을 대표하는 경제통이다. 특히 강 전 장관의 경력은 김 대표와 비교할 때도 크게 뒤지지 않은 거물급 인사다. 전북 군산 출신으로 국민의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장관,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냈다. 정치경력도 화려하다.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등을 역임한 3선(16·17·18대) 중진 의원이다. 강 전 장관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2년 3월 민주통합당 탈당과 함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정계은퇴 4년만에 여당의 선거사령탑으로 복귀하며 현실정치의 한복판으로 뛰어든 셈이다.
새누리당이 강 전 장관은 영입한 것은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를 겨냥한 것. ‘경제민주화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현 정부의 경제실정론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설 것에 대비한 방어 수단이다. 아울러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이라는 셀프공천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강 전 장관의 경우 비례대표에 공천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 발걸음 또한 상대적으로 가벼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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