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北, 영변의 핵활동부터 중지시켜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23일 “지금 북한이 우선 취해야 할 조치는 눈에 보이는 영변의 핵활동부터 중지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황 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가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개최한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오찬사를 통해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것”이라며 “핵문제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타협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 탈출구 모색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황 본부장은 “북한은 진지한 자세로 비핵화 문제를 다루어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 간에도 직접 만나 핵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언제 어디서건 핵 문제를 담당하는 책임 있는 북측 관계자와 만날 용의가 있다”며 “직접 대화를 하다 보면 불가능해 보였던 차이를 극복하고 접점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9.19 공동성명에서 말하는 경제·에너지 지원, 미-북 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수립 등은 한국을 배제하고는 이룰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본부장은 또 북한이 ‘북침’을 전제로 핵개발을 이어가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을 개발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데, 소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이 말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주장은 6.25 전쟁 북침론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며 “이러한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북침론을 최근 북한은 안보리 공식문서로도 회람했다”고 설명했다.

황 본부장은 “미국은 그간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나 공격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수차례에 걸쳐 구두와 문서로 분명히 밝혔다”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의 주장은 바꾸어 말하면, 핵개발을 그냥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서도 붕괴된 소련을 보면서, 핵무기가 만능의 보검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본부장은 북학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할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9.19 공동성명은 6자회담의 목표가 비핵화임을 분명히 하는 가운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은 직접 관련 당사국들이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가질 것을 명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안보리 결의 및 9.19 공동성명에 기초하여 당장 비핵화에 초점을 맞춘 대화와 협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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