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자진사퇴한 뒤, KT는 차기 회장 물색에 나서 왔다. 경험과 능력을 갖춘 쟁쟁한 별들 사이에서 황 전 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가 되면서, KT는 물론 통신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지금까지 KT CEO는 육사와 체신부·정통부 관료, KT 내부 임원이 독차지해 왔는데, 글로벌 제조업체 전직 사장이 6만여 명에 달하는 KT 그룹을 이끄는 차기 회장 후보가 된 이유에서다.
익숙하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지만, 황창규 전 사장의 비전설정능력과 추진력 및 글로벌 마인드가 ‘위기의 KT호’를 구할 것이란 기대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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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한 임원은 “CEO추천위가 KT 출신 후보들을 배제하고 4명을 압축하면서 통신마인드가 아닌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반도체 전문가라는 점보다는 직접 기업에서 활동해 온 점, 최근 지식경제부 R&D 전략기획단 단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KT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긴장…‘통신룰’ 편견없길
경쟁사 고위 관계자는 일단 말을 아꼈다. 그는 “황 사장이 이제는 통신업계로 왔으니 통신시장이나 정책 이슈에 대해 경험이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보지 말고 다름을 인정해 줬으면 한다”며 “통신시장에 대한 이해도 빨리 높여 업계 전반의 고민을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경쟁사 관계자는 “사실 삼성전자 출신 사장이 KT로 오면서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KT 직원들, 구조조정 우려
KT 직원들은 2009년 2월 이석채 전 회장 취임 이후 그해 12월 이뤄졌던 6000여 명에 달하는 희망퇴직 프로그램이 재발될 까 염려했다. 독불장군식 리더십보다는 오케스트라식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직원은 “제조업으로 커 온 삼성과 통신과 미디어,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KT는 업의 특성이 다르다”면서 “새로운 분야도 좋지만, 실적이 너무 나빠 무선통신사업부터 챙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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