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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규제 성격 강한 플랫폼법 별도 제정 바람직하지 않아”
정혜련 경찰대 교수는 29일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 주최의 ‘플랫폼 규제 공정성 그리고 디지털 신보호주의, 쟁점 및 진단’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K플랫폼규제의 딜레마-최근 유럽의 입법(DSA, DMA) 및 집행 동향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별도의) 플랫폼법과 같이 사전규제 형식을 취하고 있는 새로운 법률을 시행하기보다는 기존 공정거래법을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 기업 모두에게 엄중하게 집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서 논의되는 플랫폼 공정화진흥법은 유럽 디지털 시장법(DMA법)과 유사하다. DMA법은 구글, 애플 등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자신의 플랫폼 에서 다른 소규모 기업들이 불공정하게 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사용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앱, 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도록 하고 사용자 데이터 수집시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명확하게 알리도록 하고 있다.
정 교수는 “DMA법은 디지털 부문의 역동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특성을 간과하고 있어 사전규제 비효율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글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미국, 유럽에서 각각 88%(2021년), 93%에 덜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존 점유율은 각각 41%. 36%로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토종 플랫폼과 글로벌 플랫폼 간의 유효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 점유율은 56%로 우리나라는 구글이 독점하지 못한 유일한 시장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선 네이버 비중이 17%이고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선 카카오톡 비중이 92%에 달한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미국에서 87%에 달하는 것보다 카카오톡의 지배력이 더 크다.
정 교수는 “K플랫폼을 포함한 국내 경쟁정책은 규제를 완화해 국내 및 국외의 투자 및 수출입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자 하고 금융정책 역시 적극적으로 통상 장려정책을 기조로 한다”고 밝혔다. 그로 인해 사전규제 성격의 플랫폼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자율규제, 법제정·개정 등 모두 한계는 있어
현행 공정거래법이나 대규모 유통업법은 중개형 플랫폼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규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대규모유통업법상 중개거래형 온라인플랫폼 사업자는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공정거래법 역시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다양한 업태로 구현되는 온라인플랫폼 시장을 통일적으로 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안 관련 정부안은 △온라인플랫폼 사업자가 구입 의사가 없는 재화, 용역을 구입토록 강제하는 행위 △금전, 물품, 용역 등 경제상 이익을 제공토록 강요하는 행위 △이용사업자에게 손해를 떠넘기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그는 “플랫폼을 규제할 때 플랫폼과 해외 입법화 배경을 이해하고 법률적 규제에 따른 국내 기업의 역차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플랫폼 분야별 규제 필요성 분석을 통한 규제 차등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현재로서는 특별법 하나를 만들어서 모든 플랫폼 발생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공정거래법, 대규모유통업법을 개정해 온라인플랫폼을 규제하는 것과 자율규제를 병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