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요트앤드클럽에서 열린 티볼리 미디어 시승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올 3월 주주총회가 열리기 이전에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9년 2월 공동 법정관리인에 선임된 이후 6년만에, 2011년 2월 대표이사직을 맡은 후로는 4년만에 쌍용차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이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그만두는 것으로 회사에 남아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이사회 의장이나 고문 등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출신인 이 사장은 2009년 2월 쌍용차의 공동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됐다. 이 사장은 법정관리 2년만에 인도 마힌드라 그룹과 대주주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쌍용차를 법정관리에서 졸업시켰다.
대표이사직을 맡은 2011년에는 코란도C, 코란도 스포츠 등을 론칭했으며, 2013년엔 내수와 수출을 합해 모두 14만 5000여대의 차를 판매해 쌍용차가 2002년 이후 연간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리고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했다.
티볼리의 안정적인 판매와 흑자전환, 북미 시장 진출 등 현안들이 많아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이 사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 사임 배경에 대해 이 사장은 “올해 만 70세가 됐다. 현직에서 뛰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며 “쌍용차가 젊어질 필요가 있고,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도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쌍용차가 경영 정상화에 접어들었고 신차가 출시되는 등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는 시기인 만큼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와 환율 악재에 따른 러시아 수출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사장은 마지막 작품인 ‘티볼리’의 성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미니, 트랙스, 쥬크, QM3 등 경쟁차종을 비교 시승해 본 결과 티볼리의 성능이 결코 뒤지지 않았다“며 ”애정이 많이 담긴 티볼리가 쌍용차를 반석 위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기업(마힌드라 그룹)이 연구개발(R&D) 분야에 투자를 확 늘려서 쌍용차를 더 발전시켰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임기 기간 노조와의 갈등 때문에 힘들었다”며 “회사가 흑자전환을 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면 해고자 복직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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