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가는 검찰, 속타는 한화`..비자금 수사 어디로

계열사 차례로 압수수색..전·현직 임원 줄소환..수사망 점차 좁혀
"내년 사업계획 세워야 되는데.." 그룹 분위기 위축
  • 등록 2010-10-27 오후 4:39:20

    수정 2010-12-04 오전 1:05:00

[이데일리 전설리 기자]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계열사를 줄줄이 압수수색하고, 핵심 임원을 소환하는 등 수사망을 점차 좁혀나가고 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이원곤 부장검사)는 27일 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 콘도와 서울 프라자호텔, 골프장, 설악워터피아 등을 운영하는 레저 기업.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장교동 한화(000880)그룹 사옥 7∼8층에 있는 한화 호텔앤드리조트 본사에 수사관을 보내 회계장부와 보고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 수사망 좁히는 검찰..`다음은 누구, 어딜까` 

▲ 한화그룹 본사
검찰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내부거래 등을 통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부외자금 운용을 도왔다는 진술을 확보, 이날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6일 한화그룹 본사와 한화증권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 공개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19일에는 한화그룹 협력업체인 태경화성의 서울 방배동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가 지분 50.8%를 보유한 대주주로 있는 태경화성은 전 한화그룹 임직원들이 설립한 회사로 한화케미칼에 화공약품을 납품하고 있다.

전·현직 임원들도 줄소환되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에는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금춘수(57) 그룹 경영기획실장을 불러 부외자금의 운용 경위와 출처 등을 추궁했다.

◇ "내년 사업계획 세워야 되는데.." 수사 장기화 걱정

검찰의 수사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한화그룹은 잔뜩 위축된 분위기다. 특히 계열사 압수수색과 임원 줄소환으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창 내년 경영전략을 짜야 할 시기인데 손도 못대고 있다"며 "수사가 장기화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관계 로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자금 용처 규명에 수사의 초점을 맞췄던 검찰은 아직까지 비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용처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 측이 "차명계좌 자금은 창업주이자 선대회장인 고(故) 김종희 회장이 김 회장에게 물려준 상속재산으로 비자금이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어 단서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이 결국 비자금 조성에 따른 세금포탈과 배임 등 혐의만 적용하고, 로비 의혹은 규명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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