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보험공사(무보공) 직원들은 펄쩍 뛰었다. 기업들에 대한 수출자금 지원 등 대외정책금융업무가 수출입은행(수은)으로 일원화된다는 근거없는 기사가 회사를 뒤접어 놓은 탓이다. 결국 20분 만에 “사실무근”이라는 정책금융 당국의 해명과 함께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지만, 무보공 직원들은 여전히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수은과 무보공의 통폐합을 비롯해 대외정책금융업무의 일원화는 해당 금융기관들 입장에서는 ‘뜨거운 감자’다. 대외정책금융 업무를 두고 얽히고 설킨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무역보험공사 등에겐 ‘밥줄’이 걸린 문제다.
무보공 역시 지난 1992년 수은이 자기 대출을 자기에게 보험 가입하도록 하는 식으로 운영해 리스크를 키웠고, 결국 보험 업무를 떼낸 과거 전력을 들어 대외정책금융 일원화가 부적절하다는 논리를 펼친다. 무보공 관계자는 “대외정책업무가 수은으로 돌아간다면 수은 스스로 보증을 서고 대출도 해주게 되는 식”이라며 “과거 전철을 다시 밟을 수 있다”고 비난했다.
무보공 관계자는 “중장기수출보험실적은 9조9000억 원, 이와 유사한 수출입은행의 대외채무보증은 1조2000억 원으로 우리의 10%에 불과하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대외정책금융의 일원화라는 단순 논리로 중장기수출보험 업무를 수은으로 이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