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갚아줄 것”이라는 北…靑 경고엔 이틀째 ‘침묵’

남측 ‘유감’에 숨고르며 여론몰이
북한 매체 통해 ‘불쾌감’만 표시
당 중앙군사위 전까지 지속할 듯
  • 등록 2020-06-19 오후 3:34:30

    수정 2020-06-19 오후 3:34:3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청와대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에 “더 이상 감내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비판한 후 북한이 이틀째 공식 반응 없이 침묵하고 있다. 대신 각종 선전 매체들을 통해 남북 정세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충격요법으로 주목을 끄는 데에 성공한 북한이 잠시 남측 대응을 지켜보며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19일 ‘남측이 놀아댄 것만큼 갚아줄 것이다’ 제목의 기사에서 남측의 ‘깊은 유감과 강력한 항의’, ‘응분의 책임’ 발언 등을 언급하며 “자중자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1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 지역의 한 훈련장에서 K1E1 전차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남측이 논 것만큼 더하지도 덜지도 않고 갚아주자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남측의 배신행위로 하여 남측과 더 이상 할 말이 없기에 북남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들을 차단해버린 것이고 남측의 동족대결 책동으로 하여 그 존재가치를 상실했기에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역시 ‘활화산마냥 분출하는 우리 인민의 무자비한 보복 성전 의지’ 제목의 기사에서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정당화하며 남측의 반발을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신문은 별도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반공화국 삐라살포 행위를 묵인함으로써 ‘합의 준수’를 입에 올릴 자격을 스스로 줴버렸다”며 “지금 우리 청년 학생들은 전선 지대로 달려 나가 최대 규모의 무차별 삐라살포 투쟁에 전격 진입할 열의에 넘쳐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 선전매체들도 합세했다. ‘조선의 오늘’은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단행한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오만방자하게도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맹비난했다. ‘메아리’는 지난 15일 청와대 수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해 ‘남조선 당국자들’의 “굴종냄새가 푹배인 넋두리”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17일 김 제1부부장을 선두로 문 대통령을 향해 말폭탄 투척 후 군사보복을 예고한 것을 끝으로 고위직의 공식 입장은 내보내지 않고 있다

앞서 청와대는 같은 날 김여정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낸 것과 관련해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7일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이며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며 사리분별 못하는 행위를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군사행동 계획들에 대한 비준을 받겠다고 예고한 만큼, 회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지금 수준의 여론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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