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퇴장하는 2G…과기부, SKT 폐지신청 승인(종합)

망노후화·부품부족·장비 이중화 저조 문제점
이용자 보호 차원서 운영 적절치 않다 결론
01X이용자 28.4만명, 내년 6월까지 번호유지
SKT "7월6일부터 순차종료…이용자보호 만전"
  • 등록 2020-06-12 오후 3:58:33

    수정 2020-06-12 오후 4:11:28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음성서비스 중심의 2세대(2G) 이동통신이 25년만에 종료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2G 서비스 폐지를 위해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신청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7일 2G 서비스 폐지승인을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2차례의 보완 요구와 반려, 4차례의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청취 등을 거쳐 이번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4차례의 현장점검 결과,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 급증, 예비부품 부족에 따른 수리불가 품목 존재, 장비별 이중화 저조(20% 미만) 등에 따라 2G망 계속 운영시 장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의 2G 서비스 종료 신청에 대한 조건부 승인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망 복구가 일부 불가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어 이용자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2G망을 운영하는 것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과기정통부의 현장점검 결과 2G 서비스는 부품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이중화율이 90%에 달하는 3G와 달리 2G의 80%는 싱글모드로 운영돼 서비스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홍진배 통신정책관은 “2005년부터 장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됐다”며 “제조사에 장비 공급을 타진했지만,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을 납품하던 회사 중에서 망한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 2G 서비스 가입자는 38만4000명가량이다. 이중 01X 번호를 사용하는 경우는 28만명정도다. 1년 이상 음성이나 문자 수발신 등이 없는 경우는 2만4000명, 착신전환용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9만명이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은 이들 중 01X 번호유지를 희망하는 가입자에 한해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이나 01X 번호표시서비스를 통해 내년 6월까지 번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G 이상 서비스 선택시 단말 구매비용, 요금부담 증가 등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가입자 선택에 따라 보상프로그램을 통해 10종에 한해 무료단말 취득 기회를 제공하고 요금할인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3G나 LTE에서도 기존 2G 요금제 7종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7월 6일부터 순차 서비스 종료

서비스 종료 시점은 SK텔레콤이 과기정통부이 내건 ‘승인’ 조건을 토대로 스스로 결정한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6일부터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 종료는 장비 노후화가 심각한 지역부터 순차 진행된다. 이에 따라 도→광역시→수도권→서울 순으로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앞서 2G 서비스를 종료했던 KT의 경우 모든 지역의 서비스 종료까지 4개월가량 걸렸다.

과기정통부는 구체적 폐지절차, 시기 등과 관련해선 이용자가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폐지절차가 진행되도록 SK텔레콤에 △성실통지 △단계적 폐지 △보호조치 지속 등의 승인조건도 부과했다. 이에 따라 기존 2G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부담 없이 망 장애 위험성이 적은 3G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이태희 실장은 “2G는 우리나라가 통신분야에서 국제표준의 양대산맥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된 기술”이라며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SK텔레콤은 과기정통부의 조건부 승인 결정에 대해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CDMA 신화 주역인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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