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시장에서 2020년까지 판매량을 두 배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내년에 연구·개발(R&D) 센터와 부품 물류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벤츠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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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왼쪽 사진)은 27일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성장전략인 ‘KOREA 2020’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제체 회장은 다임러그룹 이사회 의장이면서 벤츠 자동차그룹 총괄 회장을 맡고 있다. 이날 벤츠 뉴 S클래스 출시에 맞춰 방한했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체 회장은 “지난 10년간 한국 수입차 시장은 6배 성장했다”며 “벤츠코리아가 2020년까지 판매량을 두 배로 늘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지난 2002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벤츠는 최근 10년 동안 승용차 판매량이 3000대에서 2만대로, 트럭도 2배 이상 판매규모가 증가했다.
이 같은 계획을 뒷받침하려 벤츠는 내년 초 R&D코리아 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 한국시장에서 고객 수요에 부응하고, 서비스 수준을 올리려는 취지에서다. R&D센터는 무선통신과 GPS 기술을 결합한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한국인력의 전문성을 활용할 계획이다.
제체 회장은 “R&D센터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고민을 하고 있다. 한국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독일과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도 “일단 내년 2~5명 정도의 인력으로 R&D 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벤츠는 또 내년 6월까지 부품 물류센터를 완공하기로 했다. 물류센터는 520억원을 투자하는 사업으로, 센터가 완공되면 부품 보관공간이 2배 커진다. 제체 회장은 “보관 공간이 늘어나면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3만5000개 가량인 부품을 빨리 유통해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2100명 이상의 사원을 교육할 수 있는 트레이닝 센터를 새로 세우고, 사회 공헌기금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제체 회장은 중국 다임러그룹의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지분인수와 관련해 “중국 투자 패키지의 하나로 특별한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임러벤츠는 최근 BAIC의 지분 12%를 사들였다. BAIC는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자동차의 중국 측 파트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베이징자동차와 합작 관계인 현대차의 중국 시장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는 “BAIC 이사회에 두 명이 참여하지만, BAIC과 현대차의 현지법인(사업 협력관계)에 관여할 일은 없다”며 “현대차와는 좋은 관계며 경쟁대상도 갈등관계도 아니다. 현대차에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