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 표결을 앞두고 유튜브가 들썩이고 있다. JTBC 등 방송사는 물론 일반 콘텐츠 제작자(크리에이터)까지 정치 고발, 풍자 영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가 새로운 ‘표현의 장’ 된 셈이다.
9일 오후 2시 현재 JTBC와 SBS는 실시간 방송을 유튜브로 중계하고 있다. 양사 모두 탄핵 표결 전 국회·주변 모습을 송출하고 있다. 일반 시청자들은 TV가 아니더라도 유튜브를 통해 두 방송사의 영상을 볼 수 있다.
JTBC의 실시간 방송에는 4만여명이 몰렸다. 이들 시청자들은 댓글로 자신들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 대부분 탄핵 찬성에 대한 의견이다. 시민들의 의견이 방송과 함께 적극적으로 개진되는 것이다.
| 유튜브로 송출중인 JTBC 라이브 방송. 오른쪽으로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등록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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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는 페이스북 라이브로도 방송을 송출했다. 약 4500여명이 시청했다. JTBC가 올린 다른 영상까지 합하면 이날 JTBC 방송에 대한 조회수는 수십만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JTBC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27만 이상이다.
SBS도 유튜브와 페이스북 라이브를 활용하고 있다. SBS는 지난 총선 때 현장 리포터들이 투개표 현장을 중계했다. 시청자들은 댓글로 자신들의 의견과 생각을 나눴다. 방송 송출과 시청자 소통이 동시에 이뤄졌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방송에도 유튜브 사용자들은 방송을 보며 댓글로 자신의 의견을 남겼다.
인터넷 언론사들도 유튜브 방송중이다. 대안 언론인 고발뉴스와 뉴스타파는 국회 상황을 실시간으로 방영하고 있다. 시청자 수는 3000명에서 4000명 선이다.
방송국과 관련 없는 일반 콘텐츠 제작자들도 탄핵 관련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일부 제작자는 직접 중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기존 영상을 재편집해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이들은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 영상중 주요 부분을 편집해 자막과 함께 유튜브에 게재했다.
| 일반 크리에이터가 만든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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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작된 콘텐츠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통됐다. 예컨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의 발언이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의 재벌 총수 옹호 발언 등이 네티즌 사이에 회자됐다. 일반 사용자들의 콘텐츠가 기존 미디어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셈이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업체 SMC TV의 이은영 부사장은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지를 발현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며 “시국이 어리젋고 풍자할 것이 많다보니 자주 눈에 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연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되면서 방송이 송출되는 루트가 다양화되는 추세”라며 “기존 방송 매체에 대한 시청자 의존도는 과거와 비교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